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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관점에서 본 리더십과 권력, 이상화

여성주의 관점에서 본 리더십과 권력                        

 

이상화 (이화여대 철학)

 

 

들어가는 말

 

본 논문은 ‘여성 리더십 개발’이  여성주의 정치학의 가장 중요한 과제인 ‘힘갖추기, 역량강화  세력화(empowerment)’와 ‘네트워킹(networking)’의 가장 효과적이고 영향력 있는 전략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리더십과 권력에 대한 여성주의적 재개념화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전통적으로 리더십은 ‘지배와 종속 관계를 전제로 하는 위계적 관계 개념’이라는 남성 중심적 권력 관계의 맥락에서 이해된 개념이다. 이러한 리더십 개념이 지배적인 상식이자 통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주의적 리더십’이라는 개념은 여러 가지 의혹과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과연 여성주의적 리더십이라는 말이 성립될 수 있는가?”라는 회의적 물음은 리더십에 대한 ‘전통적인 통념’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사람이나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 모두가 제기할 수 있는 물음이다.

 

어떤 입장에서든 이러한 회의적 물음은, 작은 조직이나 집단으로부터 거대한 사회 전체 구조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차원의 공동체를 지배하는 것은 위계적이며 수직적인 관계라는 사실을 명백하게 반영하고 있다. 권력이 불평등하게 배분되는 위계적인 관계나 조직 안에서 리더가 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권위주의, 엘리트주의, 경쟁 원리라는 기존의 남성적 혹은 남성 지배적 사회 원칙을 수용할 때만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리더십 혹은 리더라는 용어란 ‘남성적’ 혹은 ‘남성 중심적’사고의 산물이며 오직 남성적인 가치일 뿐이므로 ‘여성주의적 리더십’의 정립 가능성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는 입장이 그 나름의 논거를 획득하게 된다. 더 나아가 일부 여성주의자들은  리더십 자체를 ‘반여성주의적(antifeminist)’인 것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그러나 리더십과 권력의 문제를 여성주의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은 당면 문제를 여성주의 전체 프로젝트의 복합적인 지형 속에서 맥락화 하는, 보다 다차원적이고 개방적인 방식이어야 할 것이다. 리더십을 지배와 동일시하는 전통적 이해를 그대로 수용하면서 리더십 자체를 여성주의적 의제에서 배제하는 ‘교조주의적 단순화’는 결국 리더십과 권력이 남성들의 전유물이 되어버린 남성지배적 현실과 권력관계를 그대로 방치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권력에 대해 관심을 갖거나 권력을 추구하는 일은 ‘보통 여성’이 아니라 오직 ‘일부 소수 여성들’에게만 아주 예외적으로 해당된다고 보는 사회적 통념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통념은 안 그래도 수적으로 얼마 되지 않는 소수의 ‘여성 지도자’들마저도‘명예남성’으로 만들어버리는 남성지배 권력의 효과적인 기제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통념은 “권력은 여성의 영역 밖에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성은 본질적으로 권력에 대한 동기가 약하다. 권력에 대한 관심이 결여된 여성에게 있어 권력 추구의 노력은 남성에 비해 미비하고, 권력 획득 전략은 열등하며, 권력 행사 기술은 미숙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회 분위기를 형성한다. 더욱이 그러한 분위기를 기반으로 사회적 권력이 분배되고 조직되는 악순환이 계속 반복되는 것이다.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이러한 주장은, 권력 추구에 대한 여성들의 동기화가 미약하게끔 조작해온 실질적이며 사회적인 각종 원인을 검토하지 않은 채 여성들의 삶과 활동을 이른바 사적 영역에 한정시키는 ‘성별 분업의 이데올로기’를 정당화하기 위한 논거가 되어 왔다.

 

그렇지만 권력은 여성과 여성주의에 있어 매우 중요한 주제이다. 더 나아가 여성주의 자체가 ‘변화시키는 권력’인 것이다. 여성주의의 역사는 평등권을 위한 투쟁, 주류화와 세력화, 저항문화 형성, 담론의 정치학, 네트워킹 등과 같은 다양한 여성주의 정치학의 전략과 방법을 통해 남성들이 부당하게 독점적으로 전유해온 권력(들)에 저항해온 여성들의 도전과 극복의 역사이다. 그러므로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기존의 남성 중심적 권력관계에 개입하여 여성의 권력, 즉 여성주의의 권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그 기회와 조건들을 증대시키는 것 역시 여성주의의 실천과 이론의 과제이다. 결국 여성주의에서의 정치학은 단지 도덕적인 호소에만 의존할 수 없으며, ‘권력과 도덕(정의)’이 만나는 지점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여성주의적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권력 기반을 마련해야 하며, 연대와 연합 그리고 네트워킹을 통해 현실적 사회변화를 추동케 하는 세력화를 이루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연 여성주의적 리더십이 가능한가?”라는 물음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은 여성의 리더십 개발의 필요성과 정당성에 대한 이론적 근거가 무엇이며, 여성 리더십이 여성주의 정치학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명료히 할 때에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그런 만큼 본 논문에서는 ‘여성주의적 리더십’에 대한 거부감과 회의가 기존의 권력 개념에 대한 부정적 관념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점에 집중하면서, 리더십과 여성주의와의 관계를 권력이라는 주제를 축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선 권력에 대해 여성주의적으로 다시금 개념화하는 작업을 시도할 것이고, 이를 기반으로 여성주의적 리더십의 가능성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결국 권력 개념에 대한 기존의 통념이 여성주의적으로 전복됨으로써 리더십이 새로운 여성주의적 권력 개념에 기반하여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여성 리더십의 개발과 확장이 여성주의 정치학의 실천에 있어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I. 여성주의와 권력

1. 여성주의(feminisms)

여성주의는 단일한 개념틀이나 분석틀을 가진 이론체계가 아니다. 또한 여성주의는 여성들이 동일한 문제를 겪고 있다고 전제한 후 그 문제를 동일한 전략과 행동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단일한 실천의 체계도 아니다. 여성주의는 여성운동의 실천의 역사에서부터 자라 나왔으며, 발전 변화해 왔다. 여성주의는 여성운동의 역사 속에서 등장한 다수의 이론과 다양한 재개념화의 시도들을 포괄하는 개념으로서 실제로 수다한 여성주의들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주의들’은 여성주의라는 상위개념 아래로 범주화되며, 그 입장과 맥락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소정의 전제를 함께 공유한다고 볼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그러한 전제에 따라 여성주의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자 한다.

 

첫째, 여성주의의 다양성과 다수성에도 불구하고 여성주의라고 명명되는 모든 이론과 실천은 ‘여성의 개인적인 삶이나 사회적인 삶에 작동하는 모든 종류의 성차별적 억압으로부터 여성이 해방되어야 함’을 지향한다.1) 둘째, 여성주의는 사회 비판적 이론이며 실천이다.2) 사회 비판이론은 단순히 기존 질서에 대해 분석하고 진단하는 비판만 하지 않는다. 사회 비판이론은 비판뿐만 아니라, 새로운 질서에 대한 비전과 실현의 방안을 제시한다. 사회비판으로서의 여성주의는 당연히 비판의 규범적인 기준을 가지고 있으며 실천적 차원에서 새로운 질서에 대한 비전을 실현하고자 하는 다수의 노력과 투쟁을 포괄한다.

 

이러한 여성주의에 대한 정의는, 여성이 체험하는 억압은 그 맥락과 상황에 따라 매우 상이하고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는 사실, 즉 각각의 여성들간의 차이와 그 입장들의 차이에 따라 여성주의들이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고려한 최소한의 정의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최소한의 정의에서도 사회비판으로서의 여성주의의 목표 – “여성은 모든 성차별적 억압으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 에는 “억압은 존재하며, 억압을 당하는 주체는 여성이고,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은 가능하다.”라는 전제가 함의되어 있다. 동시에 “억압은 도덕적으로 옳지 않으며, 사회적으로 정의롭지 않다.”라는 규범적 명제도 포함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2. 여성주의적 관점과 권력

 

여성주의의 목표는 여성에게 강제되는 모든 종류의 억압을 극복하는 것이며, 그 억압의 모든 원인을 제거하는 일이다. 앞서 지적했듯이, 억압이라는 개념에는 윤리적인 차원이 함축되어 있다. 즉 “억압은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는 명제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이라면 누구든지 긍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을 억압이라고 할 것인가의 문제에 있어서는 전혀 다른 입장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한 특정한 상황에 대해 그것이 억압이라고 만장일치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억압의 주체는 그것이 억압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각종 허위적 이데올로기를 내세우며 도덕적으로 억압을 정당화할 수도 있고, 억압받는 이들에게 그것이 억압이 아니라고 믿게 만들 수도 있다. 또 어떤 것이 억압임을 확실히 인지한 후 억압받는 상황과 조건으로부터 해방되려는 개인이나 집단이 도덕적인 호소를 한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억압의 주체가 태도를 바꾼다거나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가 오는 것도 아니다. 이 지점에서 억압의 문제는 윤리적 차원에서 정치학의 차원으로 진입하게 된다. 모든 종류의 억압은 도덕의 문제일 뿐 아니라 권력의 문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여성주의의 이론과 실천은‘여성주의 정치학’의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억압과 지배의 원인을 분석하고 도덕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것만으로는 여성주의적 기획의 관심사와 목적을 충족시킬 수 없다. 이론적인 연구와 비판, 도덕적인 문제 제기와 함께 그것을 실제 사회에서 현실화시킬 수 있는 ‘권력’을 획득하고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여성이 기존의 여성 억압적인 사회에 도전하고 저항하면서 실질적인 사회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그것을 가능하게 해줄 ‘권력’을 획득해야 하고, 동원해야 하고, 결집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존재론적 본질주의나 보편주의가 안고 있는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여전히 여성이라는 보편 주체를 상정하면서 여성주의에 기반한 인식론적이고 윤리적인 기준으로 ‘여성주의적 관점’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는 이유이다. 여성주의 정치학은 여성들 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정체성’으로서 ‘여성’이라는 집단적 주체를 상정한다. 즉 여성주의 정치학에서 ‘여성’이라는 범주는 더 이상 존재론적인 범주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여성주의 정치학이 다양하고 이질적인 여성들 간에 연대성과 연합을 구축할 수 있는 집단적 권력 형성을 위해 전략적으로 상정한 ‘전략적 범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3. 여성주의 정치학과 권력 개념의 확장

 

권력 개념도 역시 다른 개념들과 마찬가지로 그 개념이 사용되는 시대와 사회 질서의 맥락 속에서 이해되고 정의된다. 즉 권력에 대한 개념 정의와 일반적 이해는 그 시대와 사회의 지배적인 패러다임이 무엇인가에 따라 변화해 왔으며, 동시에 그 시대와 사회의 현실을 반영한다. 또 한 사회의 권력에 대한 일반적인 관념이 어떠하든 그러한 권력을 대하는 태도와 가치 매김은 개인과 집단의 가치관과 입장에 따라 차이가 나게 된다. 그런데 우리는 대체로 권력을 ‘지배권’혹은‘통제권’과 동의어로 이해해왔다. 그러한 권력 개념은 위계적인 질서를 강조하는 개념으로서 특히 남성 지배적인 가부장적 사회의 주된 특징을 드러내는 전형이라 할 수 있겠다. 여성주의자들은 바로 이러한 남성 중심적인 권력 개념을 여성주의적 가치관과 상반되는 부정적이고 부도덕한 개념으로 치부하고 거부하는 것이다.

 

여성주의자들에 따르면, 다른 사람을 지배하고 통제하는 능력으로 정의 내려진 권력개념은 전형적으로 남성적인 것이라 한다. 여성주의자들은 이와 같이 다른 사람을 지배하고, 경쟁과 갈등에서 승리하고, 다른 사람 위에 군림하며 행사하는 권력을 비판하고 거부한다. 이러한 남성적 권력은 거의 예외 없이 구조적이고, 위계적이고, 인간의 상호관계적 측면에서 규정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권력을 논의하는 데에는 갈등, 저항, 강제, 지배, 통제와 같은 주제들이 되풀이하여 등장하게 된다.

 

그렇지만 여성이 자신에게 폭압적으로 행사되는 억압과 주변성에 저항함으로써 근본적인 변화를 추동하기 위해서는 그저 권력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거부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여성주의가 현실적인 힘을 갖추어서 실제적인 변혁을 이루려면 여성주의적 권력 개념을 새롭게 다시 정초시켜야만 하는 것이다. 이때 여성주의 학자들의 재개념화 작업에서 권력은 남성적 권력 개념과는 달리 매우 다양한 형태와 내용으로 맥락화된다. 여성주의적 권력 개념에서 권력은 공유하고 나누는 그 무엇으로 정의되거나 다른 사람의 힘을 고양시키는 어떤 것으로 이해된다는 면에서 남성적인 권력 개념과는 확연히 구별된다.3)

 

전통적인 남성적 권력 개념과의 구별을 분명히 하기 위해 여성주의적 재개념화 작업에서는 권력의 형태를 보다 세분화하고 있다. 여성의 힘갖추기(empowerment), 저항, 여성들의 연대성과 연대구축에 필요한 모든 종류의 힘과 능력들을 포괄할 수 있는 권력개념을 위해 권력의 형태를 다음과 같이 범주화하고 맥락화한다.

 

1) 지배하는 권력, 통제하는 권력(power over) : power over는 어떤 사람이나 자원을 통제할 수 있는 권력이다. 일반적으로 조직의 역학관계 속에서 권력은 ‘power over’로 이해되었다. power over는 중앙 집권적, 권위주의적, 수직적 위계의 권력 구조에서 ‘지배’와 ‘종속’의 인간관계를 만들어내는 권력을 의미한다. power over는 일반적으로 남성적 권력행사의 전형적인 형태로 간주된다. 권력을 power over에 국한하여 그 의미를 규정하는 방식은 남성적 정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성이 여성에게 행사하는 권력도 때로는 power over일 수 있기 때문에, power over를 행사하는 행위자가 반드시 남성만은 아니라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

 

2) 능력으로서의 권력(power to) : power over와 달리 power to는 지배가 없는 행동이나 새로운 가능성을 창출하는 생산적 권력이라고 정의된다. 많은 여성주의자들은 지배하고 군림하는 power over 대신에, 어떠한 목적이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하는 힘과 능력으로서의 권력(power to)을 이해할 것을 제안한다.

 

3) 더불어 행사하는 권력(power with) : 공동의 목적과 관심을 가지고 조직된 사람들에게 수반되는 집단적인 권력을 의미한다. 이러한 권력은 전체가 개인의 총합보다 더 중요하며, 집단적인 행동이 개인의 행동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인식과 느낌을 산출해낸다. 개인과 개인의 재능, 개인의 의식과 인식의 변화만으로는 자신의 삶을 규정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회적 조건을 변화시킬 수 없게 되는 그 지점에서 개인은 개인으로 머물기를 그치고 집단적인 권력을 추구하게 된다.

 

4) 내적인 힘으로서의 권력(power from  within) : 아이리스 영은 억압의 모습 중 하나로서 ‘무력함’을 말한다. 무력함은 ‘권력이 없다’는 객관적인 사실이기 보다는 자신의 ‘가치 없음’, ‘자신감 없음’과 같이 심리적인 것이다. 이러한 무력감이나 무력함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힘과 능력을 승인하고 긍정하며 인정하는 힘이  power from within이다.

 

이상과 같이 분류된 권력 개념을 여성주의 이론과 실천에 원용한다면 권력은 맥락에 따라 다음과 같이 다양한 의미를 갖게 된다. 첫째, 성차별적 제도와 관념을 기반으로 하는 남성 지배와 여성 종속의 관계에 작동하는 권력. (남성이 여성에게 행사하는 power over) 둘째, 특권적 여성 집단이나 개인이 다른 여성들에게 행사하는 권력. (power over) 셋째, 여성들의 개인적 역량강화, 집단적 힘 갖추기와 세력화를 위한 권력. (power over4), power to, power with , power from within) 넷째, 여성들 간의 연대강화와 네트워크 형성, 연합 구축을 위한 권력. (power with, power to) 다섯째, 새로운 문화와 사회적 질서, 패러다임 창출을 위한 권력. (power to)

 

이는 권력을 지배와 동일시하는 한계를 벗어나게 하고, 권력의 다양한 형태를 포착하게 해주는 유용한 범주화이다. 그러나 이러한 범주화가 경직되면 또다시 권력 개념이 축소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문제는 예컨대 일반적으로 남성적인 권력 개념으로 간주되어온 power over, 즉 지배 권력에서 볼 수 있다. 어떤 여성주의 학자들은 여성주의 정치학에서는 지배 권력(power over)이 반드시 억압적 지배와 같은 것일 필요는 없다고 주장한다. 즉 지배 권력(power over)을 보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의미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개념으로 다시 새롭게 개념화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왜냐하면 지배 권력(power over)에 대한 기존의 부정적인 정의는 인간관계에만 국한하여 내려진 것이기 때문이다.

 

보다 포괄적인 의미에서의 지배 권력(power over)은 억압적이고 강제적인 지배의 의미를 넘어, 맥락에 따라서는 자원이나 의사결정권 혹은 특정한 사태 등을 통제할 수 있는 권력을 의미하기도 한다. 즉 여성주의 그 자체가 사회변화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갖는 권력인 것이다. 왜냐하면 여성주의는 성차별적 관행과 기제에 제동을 걸고 통제하는 권력으로 작동해왔으며, 그러한 권력을 통해 많은 것을 쟁취해왔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인적 자원과 물적 자원, 정당화된 권력으로서의 도덕적 권위, 결정 권한에 대한 통제권과 지배권 등을 쟁취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여성 억압과 차별에 도전하고 저항하는 과정 속에서 여성주의는 종종 남성 중심 사회에 제한을 가하고 통제할 수 있는 권력을 장악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히게 된다. 여성주의적 목적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때로 지배 권력(power over)이 불가피하게 요구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권력은 그것이 어떠한 형태를 가지든 간에 그 권력이 사용되는 맥락에 따라 부정적이면서도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고,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효과를 가져 올 수도 있다. 따라서 권력의 형태나 권력 자체가 도덕적이거나 비도덕적일 수는 없는 것이다. 권력의 도덕적 차원은 누가, 무엇을 위해, 어떠한 방식으로 권력을 행사하는가가 중요한 문제가 되는 지점에서 고려되어야만 한다.

 

 

II. 여성주의와 리더십

 

1. 리더십에 대한 논의

리더십에 관한 논의는 대부분 리더의 자질과 능력 혹은 특성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카리스마, 비전, 능력, 영향력, 재능, 자기인식)나 상황에 적절한 효과적인 리더십 스타일이 무엇인가를 밝히는 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다. 물론 리더십 연구도 역시 시대적인 요구에 따라 변화해왔다. 리더십 연구의 초기 단계에서는 주로 리더의 개인적 성향과 능력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그러나 개인적인 성향과 능력이 뛰어난 리더를 결정하는 유일한 기준이 될 수 없다는 비판과 더불어 리더십 연구의 강조점은 리더의 스타일이나 행동 방식으로 옮겨간다. 이러한 접근방법은 가장 효율적인 리더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에 초점을 둔다. 리더십 연구가 더욱 진전됨에 따라, 리더십의 효율성을 결정하는 데에 스타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고려되면서, 리더의 과제 중심적 역할과 상호 인격적 역할 행동이 어떠한 조건 아래서 가장 효율적이 되는가를 밝혀내는 데에 주안점이 옮겨진다. 이에 따라 리더가 의사결정의 역할을 수행하는 행동양식을 중심으로 리더십 이론이 개발되었다. 그러나 현재 이러한 관점은 더 이상 큰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접근방법은 작은 집단이나 조직에서의 리더십에만 적용될 수 있을 뿐, 전체 조직의 리더십으로서 그 미래를 이끌어 갈 수는 없다는 한계 때문이다.5)

 

리더십 연구의 발전과 함께 리더십 연구에 성별 관점이나 여성주의적 관점을 도입하려는 시도 또한 있었다. 지금까지 리더십 연구에 여성주의적 관점을 도입하려 시도해온 연구들은 주로 리더십의 형태, 스타일, 행동 양식에 있어 성별 차이가 있는가에 주안점을 두고, 여성과 남성의 특징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론을 전개한다. 이러한 연구에 따르면, 남성적 리더십은 도구적이고 능력위주이며 합리적이고 자기 중심적인데 반해, 여성적 리더십은 감수성이 강하고 관계 중심적이며 표현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남성 중심적 사회의 권력구조 속에서 여성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시 말해 여성성이 비하되고 여성이 남성처럼 혹은 남성보다 더욱 냉정하고 강인한 존재가 되기를 강요받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여성적 리더십의 특성은 바람직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것을 관철시키는 것 또한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

 

2. 리더십에 대한 여성주의적 재개념화

 

리더십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리더십 스타일, 훌륭한 리더의 자질과 기술에 대한 논의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리더십에 대한 여성주의적 관점은 권력과 권력의 분배, 권력 행사의 방식에 주목한다. 왜냐하면 권력의 정의로운 분배와 평등한 권력관계는 여성주의의 중요한 목표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성주의는 젠더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체계적인 억압에도 관심을 둔다.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리더십을 재개념화한다는 것은 바로 여성주의의 이론과 실천의 구성물로서 리더십을 정의하는 것이다.

 

여성주의 학자들은 현재까지의 리더십 연구의 성과를 일부 수용하고 발전시켜 여성주의 관점에서 리더십을 다시금 새로이 정의하고자 한다. 이에 따르면, 리더십이란 ‘어떠한 조직이나 사회 체제 안에서 사람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변화를 가지고 오는 것을 목표로 하는 활동’이다.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리더십의 개념에 상응하여, ‘힘을 주고 힘을 나누는 리더십(empowering and shared leadership)’과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이라는 두 가지 모델을 리더십의 여성주의적 재개념화를 위한 개념틀로 검토해보고자 한다.

 

1) 힘을 주고 힘을 나누는 리더십(empowering and shared leadership)

 

리더십에 대한 수많은 정의에 공통되는 점은, ‘비전의 명확성’과 ‘힘갖추기(empowerment)’가  리더십의 중요한 구성요소라는 것이다. 물론 ‘힘을 주고 힘을 나누는  리더십’은 반드시 여성주의적 리더십에만 적용되는 특징은 아니다. 힘갖추기(empowerment) 6)는 여성주의와는 무관하게 새로운 형태의 리더십을 정의하고자 시도할 때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중요한 구성 요소로서 간주된다.

 

힘갖추기(empowerment)는 우선 개인적 차원에서 자기결정을 증진시키는 과정으로 이해된다. 힘갖추기(empowerment)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욕구에 부응하고, 자기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자기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고 믿기 위해 필요한 자원을 동원하고 인정하며 증진시키고 고양시키는 과정으로 정의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이 개인적 차원의 힘갖추기(empowerment)는 한계를 갖는다. 왜냐하면 이때의 힘갖추기(empowerment)는 한 개인의 인식적 변화나 행동의 변화로 체험될 수는 있지만, 이러한 개인적 변화가 개인의 삶을 규정하고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조건들의 변화에 아무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이해되는 힘갖추기(empowerment)는 개인적 차원과 더불어 사회적 변화를 지향하는 집단적인 차원의 힘갖추기(empowerment)까지도 포함하는 개념이 되어야 한다. 여성들간의 연대성과 공동 행동을 위해 집단적인 권력을 결속시키는 일은 여성주의 정치학에서 가장 주요한 의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7)

 

힘갖추기(empowerment)라는 개념은 원래 ‘해방적인 개념’이었다. 이 개념은 ‘정의롭지 못한(부당한)’ 사회적 대우를 받고 있는 주변화된 집단에게 그들의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의식화시키기 위한 전략적인 도구로서 출발하였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힘갖추기(empowerment)는 ‘불이익을 당하는 개인이나 집단이 자신들을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으로 종속시키는 기존의 권력 관계에 도전하여 그 권력 관계를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도록) 변화시키게끔 저항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과정’8)이라고 정의된다.

여성주의 정치학의 관점에서 ‘힘을 주고 힘을 나누는 리더십’을 다시 새롭게 정의한다면 다음과 같다. 즉 리더십이란 ‘남성 지배(power over)와 이를 정당화하고 영속화시키는 제도 및 이데올로기의 종식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조직된 힘(power with), 여성 의사 결정의 권위와 권력을 가질 수 있는 능력(power to), 자신에 대한 믿음과 자기긍정, 자기주장을 할 수 있는 내적인 힘(power from within)’을 갖추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정의된 리더십에서 힘갖추기(empowerment)는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일방적으로 부여하고 구성원들이 수동적으로 받는 방식으로 행사되지 않는다. 여성주의적 힘갖추기(empowerment)는 권력을 공유하고 나누며, 공조와 협력을 통해 주고 받는 상호적 방식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에서 힘갖추기(empowerment)의 권력 개념은 전통적으로 인식되는 지배와 통제로서의 권력이 아니라, ‘리더와 따르는 사람이 상호 작용을 하면서 서로 함께 생산하고 나누는 권력’으로 다시금 새로이 정의된다.9) 여성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은 여성들을 조직하고 네트워킹함으로써 여성의 힘을 결집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보는 리더십의 가장 핵심적인 구성요소는 각기 서로 다른 여성들의 다양한 체험과 문제들에서 도출된 상이한 투쟁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각자의 역사적 특수성을 인정하는 힘갖추기(empowerment)라 할 수 있다.

 

2)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10)

 

리더십에 대한 여성주의적 재개념화를 위해 매우 유용한 모델로 수용되는 것이 변혁적 리더십이다. 변혁적 리더십의 중요한 특징은 다음과 같다.11)

 

첫째, 리더는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비전이란 그 리더가 속한 공동체나 집단, 조직을 보다 나은 것으로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 줄 수 있어야 한다. 리더는 스스로가 그러한 비전에 대한 강력한 신념을 갖고 그 비전이 어떤 것임을 명료히 할 수 있어야 하며, 그 비전을 공동체나 집단, 조직에 소통시키고 설득시켜야 한다. 리더는 따르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비전속에서 보다 나은 사회적 질서, 권력 관계, 인간관계, 삶의 조건 등을 획득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분명하게 제시해야만 한다. 또한 비전이 성취될 수 있는 전략을 개발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 둘째, 리더는 따르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어 동기를 유발시킬 수 있는 영향력을 갖춰야 한다. 셋째, 리더는 혁신적인 변화의 주체이다. 과거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것을 가능한 것으로 사유하고, 부정적 사유와 태도를 넘어서서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사고를 하게끔 자극해야 한다. 넷째, 리더는 의사소통을 중히 여기고, 사람들의 개인적인 욕구와 필요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배려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의 각각의 차이를 존중하고, 각각의 개인들이 갖고 있는 특별한 재능과 능력을 잘 파악해서 격려해주는 사려 깊음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다섯째, 리더는 정직하고 성실해야 하며, 도덕적이어야 한다.

 

리더십의 여성주의적 재개념화에 변혁적 리더십이 유용한 개념틀로 사용되는 이유는 변혁적 리더십이 사회 전체의 변화와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지배적인 패러다임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여성 리더가 필요하며, 여성 리더십의 개발과 활성화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여성 리더의 양적 증가와 여성 리더십의 확산만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이 창출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더 많은 여성 리더가 여성주의 프로젝트가 지향하는 비전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이를 구성원들에게 설득시키며, 구성원들이 더불어 혁신적 변화의 주체가 되게끔 영향력을 미치는 리더십을 개발하고 실천하는 일이 여성주의 정치학의 주요한 과제가 된다. 이러한 점에서 여성주의 리더십은 변혁적 리더십이 되어야 한다.12)

 

 

나가는 말

 

리더십에 대한 여성주의적 재개념화는 역사 속에서의 여성 리더십에 관한 인식의 전환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우선 역사 속에서 여성들이 어디에선가 항상 리더십을 행사해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지 여성들의 리더십은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역사 속에서 인정을 받지 못했으며, 또한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도 없었다. 여성의 리더십이 가시화되고 사회적 영향력을 확보하려면 사회적으로 인정받아야 하는 동시에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력과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력을 가져야 한다. 여성주의의 궁극적인 이념과 목표를 실현한다는 것은 지배적인 패러다임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시키는 일과 맞물려 있다. 남성중심주의가 축이 되어 온 지배적인 패러다임을 새로운 패러다임13)으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여성이 더 많은 권력을 가져야 한다. 또한 사회의 모든 영역과 위치에서 여성이 리더가 된다는 것은 자연스러우며 정상적인 현상이라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본 논문에서는 여성주의와 리더십의 관계를 고찰하기 위해서 권력에 관한 보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이해가 과연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가능한지 검토해 보았다.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권력을 다시금 새로이 개념화하고자 하는 이론화 작업은 항상 성차별적 억압의 원인이 되는 권력에 대한 저항의 가능성 및 잠재력에 집중한다. 또한 그러한 이론화 작업은 사회의 억압적인 권력관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주도해 나갈 힘으로서 여성 권력을 활성화시키고 강화해 나가는 것에 관심을 갖는다. 이러한 여성주의적 재개념화 작업은 외적인 사회적 변화에서부터 뿐만이 아니라, 여성주의 이론의 발전 속에서 다양하게 제기되는 새로운 문제와 갈등으로부터 오는 도전과 자기성찰에 의해 추동되어 왔다. 본 논문의 출발점이 되었던 “리더십이 과연 여성주의적일 수 있는가?” 라는 물음은 여성주의 정치학에서 “여성 리더십은 어떤 권력을 추구하며, 무엇을 위하여 권력을 획득하려 하며, 어떻게 권력을 행사하는가?”라는 물음과 만나게 된다.

 

이와 같은 물음은 당연히 여성 리더십의 필요성을 정당화하기 위해 제기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더 나아가 이 물음은 여성주의적 관점과 원칙에 대한 충실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지 못한 채 그저 피상적이기만 한 성과와 효율성에 쫓기며 어느 사이에 현실 타협적으로 여성 리더십 교육에 관여하게 되는 우리 모두에게 지속적인 긴장과 자기성찰을 요구해야만 할 것이다.

 

 

 

 

 

 

 

참고문헌

 

한국여성학회, 『탈권위주의 시대의 여성주의 정치학』, 2003년 제19차 추게학술대회자료집

이영자, “여성주의 정치학: 이론과 프락시스”, 위책. 3- 21쪽

조현옥, “정치 세력화 운동으로서의 여성운동”, 위책, 173-1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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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thasal Aithal(ed.), Vielfalt als Starke, Beijing 1995, epd. Materillen II, 1966.


1) 여성주의 공동체를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이라고 규정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다. Bell Hooks에 따르면, “현대 여성주의 사상의 중심적 교의는 ‘모든 여성은 억압을 당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 지배의 체제로서 성차별주의는 제도화 되어 있다. 그러나 결코 성별차별주의가 이 사회에서 모든 여성의 운명을 절대적 방식으로 결정해 온 적은 없었다. … 많은 여성들은 이 사회에서 선택권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므로 착취와 차별이라는 단어가 미국 여성들의 운명을 보다 더 정확하게 기술하는 단어이다.” 이러한 Bell Hooks의 주장은 백인, 부르조아 여성들이 주류가 되는 여성주의를 비판하는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Bell Hooks, Feminist Theory : From Margin to Center, Boston, South End, 1984. p.5) 그러나 본 논문에서는  ‘억압’이라는 개념을 “착취, 주변화, 무력함, 문화적 제국주의, 폭력”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포괄적으로 재정의한 Iris Young의 개념을 수용하여 사용하고자 한다. (Iris Young, Justice and the Poltics of Difference, Princeton University Press, Princeton, New York, 1990. pp. 39-63 참조 )


2) 비판적 사회이론은 ‘설명적 차원’과  ‘해석적 차원’ 이 두 가지를 과제로 가지고 있다. ‘설명적 차원’이란, 사회 기본 구조의 모순을 분석하고 그 원인을 해명하는 ‘설명적 기능’을 말한다. 비판 이론은 기존하는 관계의 모순으로 생겨나는 위기를 진단하고 비판하는 것이다. 또한 비판적 사회이론은 그러한 위기를 초래한 사회적 모순에 대해 저항하면서 새로운 사회질서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해석’해 내는 기능을 갖는다. 이런 측면이 비판적 사회이론의 ‘해석적 차원’이다. 본 논문에서 여성주의를 ‘사회비판’으로 정의하고자 하는 것은 여성주의 역시 이 두 차원을 포괄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3)  Synthia L. Miller and A. Gaye Cummmins, “An Examination of Women’s Perspectives on Power”,  Psychology of Women Quarterly, Vol. 16(1992), pp. 415-417 참조


4) 이 맥락에서 power over는 남성 지배를 영속화하는 기제들을 제압할 수 있는 권력을 의미한다.


5) Edward Aronson, “Intergrating Leadershipstyles and Ethical Perspectivies”, Canadian Journal of Administrative Science, Vol. 18(4),  2001, p. 245


6) ‘empowerment’는 사용되는 맥락에 따라 상이한 의미를 지니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따라서 ‘empowerment’는 ‘힘주기’,  ‘힘갖추기’,  ‘세력화’, ‘역량강화’ 등으로 번역되기도 한다. 이 글에서는 대부분 ‘empowerment’를 이영자(2003)에 따라 ‘힘갖추기’로 번역했고 ‘empowering’은 ‘힘주는’이라는 용어로 번역했다.


7) 이영자는 이러한 우려를 아이리스 영의 견해를 빌려와 다음과 같이 서술한다. “힘갖추기를 두 가지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I. M. Young). 하나는 개인의 자율성, 자기통제, 신뢰의 발전을 의미하는 것과 다른 하나는 각자의 삶의 사회적 조건에 미치는 집단적 영향력을 지칭하는 것이다. 영은 전자를 가능하게 하는 조건이 후자에 있다고 보지만, 현실적으로는 힘갖추기가 개인주의적인 것에만 국한될 소지가 있음을 우려한다. 이러한 경우, 힘갖추기는 개인적 자원 축적에만 몰입하게 함으로써 개인의 삶을 조건짓는 사회구조에 대한 정치적인 이해와 집단적 개입에 이르지 못하게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는 힘갖추기의 궁극적인 의미가 조직화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타자와 함께 하는 능력으로서 권력은 공동체를 전제한다는 점에서 개인주의적인 경제력을 우선시하는 권력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영자, “여성주의 정치학 : 이론과 프락시스”, 『탈 권위주의 시대의 여성주의 정치학』, 한국여성학회 제 9차 추계학술대회 자료집, 2003, 13쪽


8) ‘empowerment’라는 개념은 1960년대 미국의 Black Panther Movement가 정치적 동원을 위해 처음으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1980년대에 여성단체들에 의해서 개념화되면서 대중적인 유행을 타게 되었으며, 1990년대 이후에는 기업이나 정부, 유엔에서까지 일반적으로 사용하면서 이 용어의 인플레 현상이 일어나게 되었다. 여성주의자들은 이 용어가 정치적인 내용을 탈취당한 채 변질되고 남용되는 것에 대해 경계한다. 몇몇 여성주의 학자들은 empowerment란 용어는 반드시 정치적인 내용과 정치권력이 함축되는 개념으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Vathasal Aithal (ed.), Vielfalt als Starke, Beijing 1995, epd Materiellen II, 1966, 참조)


9) Florence L. Denmark, “Women, Leadership, and Empowerment”, Psychology of Women Quarterly, 17 (1993), p. 349


10) the transformational leadership은 J.M Burns가 처음으로 도입한 용어로서 ‘리더가 구성원들(따르는 사람들)의 미래를 바라보는 관점과 행동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게끔 영향력을 미치는 과정’을 기술하기 위해 사용한 개념이라고 한다. Ronit Kark, “The Transformational Leader, Who is (s)he? A Feminist Perspectives”, Journal of Organizational Change, vol. 2, 2004, pp.160-176 참조


11) Hershey Friedman, “Transformational Leadership”. National Public Account; May 2000, Vol. 45, Issue 3, p. 8 / Edward Aronson, “Integrating Leadership Styles and Ethical Perspectives”, Canadian Journal of Administrative Sciences, vol.18.(4), pp. 244-256. 참조


12) 변혁적 리더십은 여성주의 이론과는 무관하게 개발된 리더십 모델이다. 본 논문에서는 ‘변혁적 리더십’을 하나의 유용한 개념틀로 사용하고자 했다. 변혁적 리더십이라는 틀은 다음과 같은 여성주의적 내용으로 채워질때에야 비로소 여성주의적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겠다. 첫째, 여성 리더십은 여성들의 지역적, 국제적, 전지구적 연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둘째, 여성들의 힘갖추기와 세력화를 위한 노력과 작업을 우선적인 과제로 삼아야 한다. 셋째, 여성주의적 가치를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데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여야 한다. 넷째, 일체의 억압을 극복하고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는 데에 리더가 되어야 한다. 다섯째, 여성주의 정치학을 위한 사회적 변혁을 이끌어내는 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여야 한다.

참조 : 인터넷자료 http://www.feminisleadership.com/topic/index.html


13) 여기서 패러다임이라는 용어는 일반적 의미로 다음과 같은 카프라의 정의에 따라 사용하고 있음을 밝힌다. 즉 패러다임이란 “어떤 공동체에 의해 공유되는 개념, 가치, 인식 그리고 실천의 집합으로, 현실에 대한 특정한 비전을 형성하고, 공동체가 스스로를 조직하는 방식의 토대가 되는 집단적 분위기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Fritijof Capra, Revision, vol.9, no.1, 1986, p.14 / 밀래브스/이태건외 옮김, 『지속가능한 사회』, 인간사랑, 213쪽에서 재인용

http://blog.daum.net/wlghkwk615/15715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