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량과 에너지 지원을 중단하는 등 중국이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하면 북한이 굴복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견해가 있는데.
“중국이 북한의 핵 포기를 진심으로 원한다는 증거가 없다. 북한의 핵실험에 중국이 불편해하는 것은 맞지만 그것은 다른 문제다. 중국은 북한이 독립국가로 유지되기를 원한다. 미국의 긴밀한 동맹국인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완충지대 역할을 하는 것이 북한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은 북한 정권이 붕괴되는 것보다는 차라리 핵을 보유한 북한과 공존하는 편이 낫다고 본다. 핵무기는 북한 정권의 생존 가능성을 높여준다. 중국이 북한에 대한 식량이나 에너지 지원을 대폭 줄이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 그로 인해 북한 정권이 불안정해지고 동요하는 사태는 중국의 이익에 도움이 안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 ‘아시아 회귀’를 선언한 미국은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장차 북한 문제가 미·중 갈등이나 충돌 요인이 될 가능성은 없나.
“중국이 부상을 계속하는 한 미·중 대결은 불가피하다. 남북 간 충돌이 발생할 경우 미·중 모두 말려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잠재적으로 한반도는 미·중 갈등의 가장 위험한 발화점(發火點)이 될 것이다.”
– 40년 전 닉슨- 키신저 팀이 역사적인 화해를 통해 미·중 관계에 새 지평을 열었듯이 오바마- 케리 팀이 한반도 문제 해결을 통해 미·중 협력의 새 장을 열 가능성은 없나.
“중국이 급부상하는 한 미·중의 협력적 파트너십은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이 서반구를 지배했듯이 중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지배하려고 할 것이므로 협력보다는 치열한 경쟁이 있을 것이다. 미국은 한국 등 동맹국들과 함께 중국을 견제함으로써 중국이 지역 패권국으로 등장하는 걸 막으려 온갖 노력을 다할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이 중국과 위험한 안보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한반도는 잠재적 발화점이 될 수 있다. 닉슨과 키신저가 미·중 화해에 성공한 40년 전과 지금의 지정학적 환경은 완전히 다르다. 소련이 사라졌고, 중국은 그때에 비해 몰라보게 강해졌다.”
–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오바마 행정부 대외정책 우선 순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 미국이 불편해하는 것은 틀림없지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어떤 새로운 정책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 한마디로 북한의 핵 포기를 유도하거나 강제할 방법이 없다는 얘긴데, 그렇다면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 북한의 핵 인질로 사는 수밖에 없나. 결론을 부탁한다.
“슬픈 진실이지만 그 수밖에 없다.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어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북한 핵무기의 인질이 되는 것을 스스로 용납할 순 없을 것이므로 핵 위협에 대한 대응책은 필요하다. 현재로선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하는 전략밖에 없다.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지만, 만에 하나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 그때 가서는 자체 핵 억지력 확보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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