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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자유주의와 사민주의에 대한 비판, 남종석

사민주의, 정치계급으로 재탄생!
중도좌파 정책 비판 ①

By   /   2012년 9월 27일, 3:27 PM  2개의 댓글

* 남종석씨가 기든스의 [노동의 미래]를 지렛대로 하여 소위 진보적 자유주의와 사민주의에 대한 비판 글을 보내왔다. 상당히 긴 글이다. 그래서 3번에 나누어 게재한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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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진영을 삼켜버린 ‘권력에의 의지’

언젠가 나는 레디앙을 통해 진보적 자유주의를 비판한 바가 있다(자유주의자는 망각을 먹고 사는가). 오늘날 진보적 자유주의는 신자유주의의 새로운 얼굴이라는 것이 이 비판의 요지였다. 앞의 글에서 나는 진보적 자유주의자들은 사민주의를 적극적으로 수용함으로써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가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그들이 받아들인 사민주의는 이미 ‘신자유주의로 전향한 사민주의’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레디앙 독자들도 알겠지만 내가 굳이 최태욱 선생 등의 공저인 [자유주의는 진보적일 수 있는가]를 비판한 이유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자유주의자들과의 구별정립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소위 ‘진보적 자유주의’는 진보진영 내부에서 하나의 목소리로 성장해 있을 뿐만 아니라 이들이 근본적으로 의도하는 바는 ‘사회주의, 운동권’을 진보진영 내부에서 주변화 시키는 것이다. 진보적 자유주의는 민중운동을 자유주의에 종속시키려는 주요한 흐름이라 판단해서 비판한 것이다.

진보적 자유주의는 ‘책임정치’를 강조한다. 이들은 진보진영도 권력에 참여하여 자신들의 정책을 실현함으로써 국민에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제대로 된 정치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민중운동이 제도권 밖에 남아 있거나 고작 몇 명의 의원으로 비판만 하는 것은 신념윤리에 얽매인 퇴행적 모습이라는 것이다. 진보적 자유주의자들에게는 ‘의회’ 만이 책임정치의 공간이며 그 외의 모든 장들은 의회 정치의 실현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민중운동을 자유주의에 종속시키려는 일련의 시도는 비단 민주당으로 들어간 진보진영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통진당의 건설과정 또한 이 흐름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통진당 구당권파가 국참당과의 통합을 추진했던 배경에는 민주당과의 연정구성과 집권경험을 축적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이들은 민주노동당의 강령을 후퇴시켰고, 자유주의자들의 의제를 기꺼이 수용했으며, 민주당의 어젠다에 대해 반대하지 않았다.

통합연대도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통합연대를 하나의 흐름으로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통합연대를 주도한 한 축은 분명 ‘책임정치’를 가장한 진보진영의 자유주의화를 주도한 세력이었다. 권력을 잡아야만 진보를 실현할 수 있다는 그 ‘과도한 책임의식’은 혁신이라는 명목으로 주류 문화의 가치를 수용하고, 자유주의자들과의 연대에 목을 매며 진보의 퇴행에 앞장섰다.

물론 통진당의 파국에서 보듯이 ‘진보진영의 주류화’는 꼴사나운 형상으로 끝을 맺고 있다. 권력에의 의지로 똘똘 뭉친 책임정치의 주체들은, 상호간의 이전투구 속에 스스로 몰락해 갔으며 시계 제로인 상태에서 새로운 출발을 모색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물론 이는 진보진영 전체의 상황이기도 하다.

권력을 잡아야만 책임정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논리는 비단 한국의 진보주의자들에게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1980년대 좌파의 몰락 이후 새롭게 등장한 사민주의는 거의 모두 ‘권력장악과 책임정치’의 논리를 정당화 한다. 미국 좌파의 꿈을 단숨에 날려버린 클린턴의 배신과 오바마의 부시화, 영국 신노동당의 노선, 슈레더와 독일 녹색당의 전환은 모두 ‘책임윤리’ 속에 실현된 일련의 자유주의화였던 것이다.

영국의 저명한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는 [노동의 미래](을유문화사, 2009)에서 진보적 자유주의가 사민주의의 새로운 얼굴이라는 것을 공개적으로 선언한다.(67쪽) [제 3의 길]을 통해 블레어의 스승임을 확인시켜준 그는, [노동의 미래]에서 신노동당 집권 2기에 필요한 정책 방향을 제시한다. 여기서 그는 사민주의는 왜 미국 민주당식 진보적 자유주의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가를 솔직 담백하게 밝힌다.

물론 [노동의 미래]를 살펴보는 것은 사민주의의 현대적 변화만을 보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신노동당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가운데 ‘신자유주의의 새로운 통치성이란 무엇인가’를 요약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노동의 미래]는 정치, 경제, 행정, 복지 전 분야에 걸친 신노동당의 정책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신자유주의적 통치성은 무엇을 지향하는가를 뚜렷이 보여주는 것이다. [노동의 미래]를 살펴보는 것은, ‘오늘날 중도좌파가 어디에 서 있는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이런 점에서 [노동의 미래]는 노동자들의 미래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이 책의 원제목은 [신노동당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이다. 한글 제목은 번역자나 출판사에서 상업적 목적을 위해 변형해서 붙인 듯하다. [노동의 미래]에 나타난 중도좌파의 정책적 지향점은 한국의 진보적 자유주의자들이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보다 분명히 알 수 있도록 한다. 나는 이 글에서 한국의 진보적 자유주의자들이 추구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신자유주의, 정치적으로 ‘정치계급의 일자리 안정화’임을 보이고자 한다.

신노동당의 새로운 이데올로기 : ‘진보적 자유주의’

[노동의 미래]는 신노동당에 대한 비판을 재비판 하면서 시작한다. 기든스에 따르면 좌파들은 편협함으로 인해 신노동당의 성과를 제대로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기억상실증으로 인해 역사를 망각한다고 비판한다. 좌파들이 편협하다는 것은, 비단 영국 노동당만이 아니라 유럽 사민주의 정당 대부분이 근본적으로 신노동당과 다르지 않게 변하고 있는데 ‘왜 영국 노동당만 그렇다고 시비거냐’는 것이다.(23쪽)

맞는 말이다. 다들 변했다. 독일 사민당은 ‘기업의 자율적 결정’을 옹호한다고 선언했고, 네덜란드는 노동유연성을 통해 노동의 양보를 이끌어 냈다. 조스팽은 노동시간을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이것은 노동일을 줄인 것이 아니라 노동년을 줄인 것이다. 노동의 신축성을 압도적으로 높이면서 실행된 노동시간 줄이기인 셈이다.(25쪽) 노동년과 노동일도 구분하지 못하고 노동시간 줄이는 게 진보라고 떠들고 있는 ‘진보신당의 논객들’이 새겨들을 이야기다.

기든스는 좌파의 지적 게으름도 지적한다. 노동비용을 줄여야만 실업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게 좌파의 ‘지적 게으름’이다. 1500만명에 달하는 EU의 실업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저임금화 말고 다른 대안이 없다.

저임금화를 통한 실업해소, 이것이야말로 클린턴식 신자유주의 정책의 핵심이다. 기든스는 클린턴식 경제 정책을 EU가 도입해야만 현재의 정체상태를 벗어난다고 주장한다.(30쪽) 미국 연준이 EU 중앙은행보다 진보적인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기든스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경제체제로서 사회주의는 실패했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은 불평만 하고 있지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33쪽) 대안을 제시하고 권력을 장악하는 것이 책임 있는 세력이다. 이 문제제기를 한국 정치 상황에 연결시켜 보자. 민주당과의 연정을 주장하는 한국의 진보적 자유주의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운동권들은 ‘신념윤리’만 내세우지 어떤 ‘책임정치’를 실현하는가?” 책임정치를 실현하려면 권력에 참여하고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권력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 답도 간단하다. 중도파로의 전향이다. 그는 국민들의 의식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이든 영국이든 대부분의 국민들은 자신들을 중도적이라고 본다. 미국은 42%가, 영국은 50%가 스스로를 중도라고 한다.(36쪽) 이들 표를 잡기 위해 중도로 전환하는 것 말고 무슨 대안이 있는가? 대중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라! 대중은 중도다. 좌파도 중도로 구조조정 하지 않고 무슨 집권을 하겠다는 것인가?

중도를 장악하기 위해서는 미디어를 장악해야 한다. 대중의 선호를 만들 수 있는 수단은 이미지 정치 말고 없기 때문이다.

대중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정파적 이해관계, 특정한 계급적 입장만이 아니라 중도 세력 전체를 아우르는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신노동당은 ‘분파주의적 이해관계’를 벗어나 국민대중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66족) 여기서 분파주의적 이해관계란 다름 아니라 노동자계급의 이해관계이다.

신노동당의 새로운 이데올로기는 미국의 신민주당 노선인 진보적 자유주의다. 루즈벨트 이후 미국 민주당의 노선은 케인즈주의적 관리국가 체제의 유지였다. 클린턴은 이를 효율적인 신자유주의 국가체제로 전환시킨 민주당 대통령이었다. 기든스는 신노동당은 미국 민주당의 새로운 분파인 ‘민주주의 리더십 위원회’(이 책에서는 ‘민주주의 리더십 회의’로 번역되어 있다.)의 이데올로기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부분은 그대로 인용하겠다.

“주류 정당이 되기로 결심한 것; 세금과 지출에서 후퇴하는 것; 기회, 책임과 커뮤니티를 강조하는 것; 내주기보다 끌어올리는 것, 즉 복지에서 개인 책임을 강조하는 것; 결과의 평등이 아니라 기회의 평등을 강조할 것;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세금 감면; 구체적인 대상을 갖는 반빈곤 정책; 범죄와 처벌에 대한 강력한 대처”(71쪽)

기든스는 신민주당의 이데올로기야말로 새로운 사민주의가 지향해야할 지표라고 주장한다. 집권을 위한 중도전략으로서 더할 나위 없이 필요한 과제라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이 ‘주류정당이 되기 위한 자기선언’ 이라는 것을 확인하자. 이 관점에서는 권력을 잡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 전제되어 있다. 1980년대 후반 영국 노동당에서 좌파를 척결시킨 논리가 바로 ‘권력 장악을 위한 것’이었음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안다.

신노동당의 정책방향이 ‘기회의 균등’이라는 것도 주목하자.(80쪽) 이는 독일 녹색당도 똑같이 강조하는 것이다. 기회의 균등은 재분배를 강조하는 결과의 평등에 대한 대안이다. 우리는 이것이 자유주의자들이 말하는 평등이라는 사실도 너무나 잘 안다. 누구에게나 동등한 기회를 주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개인이 지는 것이다.

기회의 균등에 대한 강조는 자연스럽게 ‘교육에 대한 강조’로 귀결된다.(83쪽) 오늘날 모든 사민주의자들은 교육의 역할을 강조한다. 지식-정보 사회에서 교육을 통한 스스로의 인적 자원을 길러야만 능력 있는 시민이 되는 것이다. 교육은 블레어가 나팔을 불었던 분야이다. 오바마가 한국 교육을 칭찬하며 떠들고 있는 것도 이 부분이다. 룰라가 빈민가족들에게 공적 부조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내세운 ‘아이들 학교 출석’도 이런 논리의 연장이다.

기회균등과 교육의 강조는 국가는 개인들에게 기회균등만 제공하고 개인의 삶의 문제는 개인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자유주의적 가치를 재확인 하는 것이다.(79쪽) 신노동당이 내세우는 새로운 사민주의는 집권을 위해 자유주의를 수용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한국의 진보적 자유주의자들이 서구 사민주의를 수용하고자 했을 때 그들의 표준적 준거가 된 것이 바로 자유주의로 전향한 서구 사민주의였던 것이다.

언젠가 미국의 생태 마르크스주의자이자 [신좌파 평론] 편집위원이기도 한 마이크 데이비스는 [제국에 반대하고 야만인을 옹호하다]에서, 기든스가 인용하고 있는 ‘민주주의 리더십 위원회’를 미국 민주당 내부에서 진보적인 것에 대해서는 무엇이든 반대할 준비가 되어 있는 공화당의 트로이목마라고 했다.

미국 민주당 내부의 가장 반동적인 분파들이 모여 있는 의원단 회의가 ‘민주주의 리더십 위원회’라는 것이다. 이쯤 되면 우리는 기든스가 옹호하는 신노동당의 지향점이 어디인지 잘 알 수 있다. 원래 미국 민주당이 중도좌파인데 민주주의 리더십 위원회는 더 우파 지향성을 갖는다는 점이다.

기든스의 주장에는 솔직함이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기든스의 주장은 간단하다. 신노동당 정권은 과세의 신화에 빠져서는 안 되며, 기업 활동을 더 촉진시키기 위해 세금 감면을 단행해야 한다.(82쪽) 재정정책은 근본적으로 균형재정을 유지해야 하며 이를 위해 지출의 구조를 개조해야 한다.(42쪽) 지출구조 변화의 핵심적인 요소는 복지의 개혁이다. 복지는 특정한 타켓과 지역을 대상으로 하여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44쪽) 노동시장은 유연해야 하며, 시장 상황에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일자리가 확대될 수 있다.(49쪽)

우리에게 익숙한 개념으로 다시 정리하면 이렇다. 기업 이윤을 보장하기 위해 세금을 감면해야 하고, 정부는 긴축재정을 단행해야 한다. 복지는 자조 능력이 부족한 잔여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노동조합에 토대를 둔 경직된 노동시장은 경쟁력이 없으며 조직 노동의 이익만 대변할 뿐 신규 일자리를 만들 수 없다. 비정규직 저임금화가 현재의 실업률을 낮추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우리는 기든스의 주장을 간단히 기각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의 주장에는 솔직함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그는 신노동당이 중도파로 전향한 것은 권력을 잡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한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계급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보편적 이해관계’를 표현한 것이다. 더불어 실업을 줄이기 위해서는 ‘저임금’이 필요하며, 개인 책임이 복지보다 더 중요하다고 여긴다. 이것이 그가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진보적 자유주의’이다.

한국의 진보적 자유주의자들은 노동의 신축성을 축복하고, 금융적 축적체제를 승인하며, 균형재정의 원칙에 충직하다. 한은 독립을 완강하게 주장하는 것은 인플레이션 관리를 최고의 경제정책으로 본다는 점을 시사한다. 국가 경영의 최고 목표를 행정효율성에 두겠다는 사고도 변함이 없다. 간단하게 말해 기든스가 신노동당의 미래로 선언한 내용 중 어떤 것에 대해서도 한국의 진보적 자유주의자들은 반대하지 않는다.

기든스는 자신의 지향점이 친시장 노선임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는 재정 긴축을 위해서는 세금이 감면되어야 하며 보편적 복지는 ‘당연히 포기되어야’ 한다고 선언한다. 일자리를 늘리려면 저임금 직종을 확대하는 수밖에 없다. 다만 최저임금을 높여 노동층이 극빈자로 전락하는 것을 막고자 하며 최저임금이 높아져야만 복지의존층을 노동시장으로 유인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의 진보주의자들은 신자유주의 질서를 유지하며 보편적 복지도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영미식 경제체제(금융화와 노동신축성)와 스웨덴식 복지체제(보편적 복지)가 공존할 수 있다고 용감하게 주장한다. 그래서 재벌해체와 같은 경제민주화도 주장하고 무상복지도 할 수 있다고 한다. 노동의 실질임금도 상승시키고, 복지도 확대하며, 균형재정도 달성하고 주식시장도 안정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정도쯤 되면 한국 진보주의자들은, 그들의 말대로만 되면, 만능엔터테이너임을 부정할 수 없겠다. 우리는 한국의 진보적 자유주의자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안다. 그들은 양극화로 인해 고통 받는 인민들을 동원하기 위해 보편적 복지를 말하며 실질적으로는 신자유주의 체제를 더 강화할 것이다. 만약 한국 진보주의자들이 진짜 자신들의 정책을 실현하고자 한다면 이는 한국 사회에 파국만을 낳을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신자유주의 체제를 수용하면서 보편적 복지를 추진한다면 그것은 필연적으로 그리스와 같이 파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평가절하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상승시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재정적자가 유지됨으로써 정부파산으로 나아간 대표적 사례다. 스페인도 마찬가지다. 경쟁력 개선 없이 지출만 늘인 결과이다. 한국 진보주의자들이 그들의 약속대로 한다면 정부가 더 빨리 파산할 것이다.

차라리 기든스처럼 솔직한 것이 미덕이다. 우리는 집권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념적으로 중도가 되어야 한다. 중도가 된다는 것은 자유주의화 된다는 것이다. 자유주의는 개인 책임을 강조한다.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저임금화가 필요하다.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복지의 축소도 필요하다. 복지는 최빈층을 대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정말 깔끔하지 않은가?

나는 한국의 진보주의자들이 복지 포퓰리즘을 실행함으로써 국가 파산의 길로 나아가기보다 노무현식 인민주의로 퇴행할 것이라 확신한다. 왼쪽 깜박이 켜고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마술을 다시 반복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들과 연정을 꿈꾸는 자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나는 그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계속>

http://www.redian.org/archive/42529

[유레카] 연합정치 / 정영무

누구는 보수주의자가 되고 누구는 진보주의자가 되는가에 소스타인 베블런은 일찍이 관심을 가졌다. 19세기 말 미국 자본주의 사회와 지배계급의 생활양식을 관찰한 <유한계급론>에서 베블런은 사회의 진보는 생물의 진화처럼 원하든 원치 않든 일어나는 자연적 현상으로 봤다.

베블런에 따르면, 생활환경의 변화에 강하게 노출되는 사람이 먼저 새로운 사유습성을 받아들인다. 생활환경의 변화가 몰고 온 충격이 모든 개인에게 똑같이 전달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유한계급은 돈과 권력이 있기 때문에 어지간한 생활환경의 변화에는 압력을 느끼지 않아 보수의 몸통을 이룬다.

보수주의는 익숙한 것을 수용하고 낯선 것을 배척하는 인간의 본능에 부합한다. 쉽게 단결하며 잘 무너지지 않는다. 무너져도 단시간에 수월하게 복원된다. 반면 진보주의는 새로운 사유습성을 창조해 지배적인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운동이다. 진보는 본능을 거슬러 간다. 잘 단결하지 못하며 작은 오류만으로도 쉽게 무너진다. 한번 무너지면 복구하기 어렵다.

곧 인간의 삶에서 보수주의가 기본이라는 뜻이다. 유한계급과 아무 관계 없는 하위 소득계층 유권자들이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도 내일을 생각할 여유가 없는 탓이다. 환경의 변화에 의해 강요당하지 않는다면 인간은 모두 영원히 보수주의자로 살아갈 것이라고 베블런은 보았다. 보수주의는 특정한 독점적 특성이 아니라 인간의 보편적 속성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보수주의는 진보주의자의 여집합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진보는 제대로 정치적이어야 하고 정치에 적응해서 성과를 낳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가장 인간적인 세계라고 할 수 있는 정치를 진보의 틀 안에 억지로 맞출 수 없는 일이다. 이념과 정치문화의 섞임을 통해 진보의 힘을 키우는 연합정치가 불가결한 이유다.

정영무 논설위원 young@hani.co.kr

http://hani.co.kr/arti/opinion/column/564653.html

네트워크 정치

시민 네트워크 정치로의 가능성과 한계,  안병진 , 한국사회과학연구소, 동향과전망 85,  2012.6, 7-49

시민_네트워크_정치로의_가능성과_한계 [PDF File]

 

안병진, “네트워크 정치 시대” (중앙일보 2012.1.17)

네트워크 정치 시대

스티브 잡스는 비록 지난해 사망했지만 올해 대한민국은 그의 해가 될 것 같다. 왜냐하면 이제 한국 정치에도 네트워크 정치의 패러다임이 초보적으로나마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아이패드 등을 통해 기존의 폐쇄적이고 배타적이며 수직적인 패러다임을 넘어 개방·공유·협업의 시대를 열었다. 이번 민주통합당 전당대회는 여의도 정당이나 지역 정당이 아니라 전국 지지자 네트워크에로의 개방을 통해 ‘스티브 잡스 모델’에 한 발 더 다가갔다.

물론 민주당은 지난 2002년 예비경선을 통해 개방적 모델로의 실험을 시도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일회적 실험은 여전히 정당과 외부 네트워크의 경계가 고정적이었다. 그리고 텔레비전 등을 통한 전통적 미디어 엘리트가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치면서 돈이 많이 드는 ‘청중 민주주의’ 단계에 불과했다. 반면에 이번 실험은 정당과 외부의 굳은 경계를 유동화시켜 정당이 일상적으로 시민의 온/오프 숲 속에 뿌리내리기 위한 역사적 시도다. 무엇보다 미디어 엘리트들이 아니라 수평적 네트워크의 시민들이 다양한 책임과 기부를 동원하는 네트워크 정치 시대로 한 발 진전했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

여기서 ‘겨우 한 발 진전’이라는 평가는 민주통합당 관계자들에게 혹시 서운하게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네트워크 정치의 진정한 잠재력은 단지 개방이 아니라 공유와 협업에 있다. 필자는 2002년에 ‘리눅스의 정치’(개방적 네트워크에서의 집단지성 혁신) 패러다임을 제시한 이후 슈퍼스타K 방식의 경선, 온/오프 융합의 21세기 타운홀 미팅 등 다양한 혁신을 여야에 요구해 왔다. 이때 중요한 것은 외부의 시민 온/오프 네트워크와 공유·협업을 통해 더 진화된 정치를 구성해 나가는 것이다.

이제 한국의 정당들은 올해를 대대적인 혁신과 경쟁의 해로 삼아야 한다. 그 핵심은 소수 활동가 정당이나 청중 민주주의 시대를 넘어 네트워크 정치 시대를 둘러싼 혁신의 경쟁이다. 갤럭시탭과 아이패드가 혁신 경쟁을 하듯이 박근혜와 한명숙 대표는 이제 본격적 경쟁의 시험대에 올랐다. 총선 공천, 정책 어젠다, 대선 경선에서 누가 더 스티브 잡스의 매력적 혁신에 다가가는지가 승부의 결정적 분기점이 될 것이다.

오해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일각의 좌파 지식인들이 생각하듯이 네트워크 정치의 시대는 곧 직접민주주의나 비전문가만의 시대가 열린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시민들의 의사를 해석하고 적절히 대표하는 대의제와 시민이 참여하는 직접민주주의는 열린 네트워크 속에서 서로 융합되어야 한다. 미시적 분야의 정책 전문가와 폭넓은 집단지성의 지혜는 복합적 네트워크 속에 서로 수렴되어야 한다. 스티브 잡스는 이 두 가지를 멋지게 융합한 중용의 대가다. 향후 10년은 이 균형을 이루어내는 정치인들이 한국 정치를 지배할 것이다. 스티브 잡스식 개방·공유·협업의 정치와 경제를 누가 만들어낼 것인가에 대한민국의 운명이 달려 있다.

/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미국학과 교수

http://ipm.hallym.ac.kr/column/13051

시스템 사고의 조감도

시스템 사고의 조감도

시스템 사고의 뿌리

시스템 사고는 1950년대 말 MIT의 포리스터 교수가 개발한 시스템 다이내믹스(System Dynamics)라는 학문에 그 뿌리를 둔다

시스템 다이내믹스는 시스템의 구조를 모델화하여 이를 컴퓨터에서 시뮬레이션 함으로써 정책효과를 분석하는 방법론으로 강력한 분석력에도 불구하고 사회전반으로 확산되는데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유는 시스템 다이내믹스가 너무 어려웠기 때문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스템 다이내믹스를 쉽게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지속되었고
1980년대 중반 시스템 다이내믹스의 모델링을 도와 주기 위한 소프트웨어인 스텔라(STELLA)가 개발되었지만 여전히 일반인들에게는 어려운 방법론으로 인식

시스템 다이내믹스 학자들은 시스템 다이내믹스에서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컴퓨터 시뮬레이션 부분을 제외하고 일반인에게 전달하기 용이한 부분만 간추려서 ‘시스템 사고’라 부르기 시작(1980년대 이후)

시스템 다이내믹스를 딱딱한 방법론(Hard Methodology)라고 하고
시스템 사고를 부드러운 방법론(Soft Methodology)라고 하기도 한다
시스템 사고는 시스템 다이내믹스의 직관적인 지혜를 뽑아낸 것

시스템 사고의 좋은 점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사용하지 않는 시스템 사고는 시스템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양보하는 대신 시스템에 대한 통찰력을 직관적으로 얻고자 한다

시스템 사고의 장점
1. 배우기 쉽다
2. 적용이 쉽다
3. 본질을 다룬다
시스템 사고는 직관(Insight)을 사용하여 현실 문제의 본질을 간파하도록 유도한다
4. 언제나 적용할 수 있다
시스템 사고는 자료-독립적인(Data-Free) 분석방법으로 자료에 의존하는 분석도구가 아니라
상식과 지혜에 의존하는 분석도구이다
5. 어디에나 적용할 수 있다
6. 공유가 가능하다
7. 확장이 가능하다

시스템 사고의 구성 원리 : 주역의 관점

주역(周易)은 시스템의 변화를 다루는 가장 오래된 이론
주역의 기본 원리는 태극도에서 찾을 수 있는데 태극도에 표현된 원리가 시스템 사고의 기본 원리와 동일하다

태극도와 시스템 사고를 구성하는 세 가지 구성 요소
1. 파동
2. 음양
3. 피드백

시스템 사고의 절차

시스템 사고의 기본적인 구성요소는
1. 파동의 사고(Wave Thinking)
2. 인과적 사고(Causal Thinking)
3. 피드백 사고(Feedback Thinking)

시스템 사고를 현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절차가 더 요구되는데 이것이 바로 전략의 발견
시스템 다이내믹스 학자는 효과적인 전략지점을 지렛대 지점(Leverage Point)라고 한다

시스템 사고에서는 정태적인 문제보다 동태적인 문제를 중요시 한다

파동의 사고

생명의 신호

살아 있는 생명은 파동을 지닌다
그러나 사회과학에서 파동은 예외적인 현상으로 취급하여 균형(Equilibrium)을 중요시 했다

시스템 사고에서는 직선이나 균형을 죽은 상태로 보고 곡선이나 파동을 살아 있는 상태로 본다

엘리어트 파동이론

엘리어트 파동이론은 증권시장에서 일어나는 주가 파동이 일련의 법칙을 따라 발생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주식의 파동은 주식시장의 장세에 변화를 가져오는 충격파동(Impulse Wave)과 그 변화에 저항하며 기존의 질서를 회복시키고자 하는 조정파동(Corrective Wave)로 구성된다

재미있는 점은 추격파동은 다섯 개의 굴곡, 조정파동은 세 개의 굴곡으로 구성된다는 법칙이다
충격파동은 세 번의 공격, 조정파동은 두 번의 방어로 구성된다고 이해할 수 있다

파동경영

파동의 3가지 특징

첫째. 파동은 전파된다
부동산 시장에서 발생된 주택가격은 건설시작으로 전파되고 급기야 주식시장을 거쳐 경제 시스템 전반에 전파된다

둘째. 파동은 간섭한다
연못에 두 개의 돌을 던지면 각각 파동이 발생되고 발생된 파동이 서로 교차하면서 간섭무늬가 생긴다
파동의 마루와 마루 또는 골과 골이 마주치는 경우에 더 큰 폭의 파동이 생기는데 이를 보강간섭이라 한다
마루와 골이 마주치는 경우에는 파동이 사라져 버리는데 이를 상쇄간섭이라 한다

셋째. 파동은 공명한다
물체에는 각기 고유한 진동수가 있다
물체의 고유한 진동수와 같은 파동이 밀려올 때 그 물체는 강하게 진동하는데 이를 공명이라 한다
전자레인지에서 방출하는 마이크로파가 음식 속의 물분자를 공명시켜 온도를 높인다

이처럼 파동은 전파, 간섭, 공명하면서 강력한 에너지를 집중시키기도 분산시키기도 한다

인과적 사고

예측이 아니라 이해가 중요하다

시스템의 개선은 시스템에 대한 예측이 아니라 시스템에 대한 이해에서 나온다
시스템에 대한 예측은 문제를 회피하는데 도움을 줄 뿐이다

시스템 사고는 예측보다 이해를 중시한다
시스템 사고는 꽃이 언제 필지를 예측하고자 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꽃을 피울 수 있는지를 이해하고자 한다

구조와 행태

예측이 시스템의 행태(Behavior)에 초점을 둔다면 이해는 시스템의 구조(Structure)에 초점을 둔다

시스템은 요소(Element)와 그 요소 사이의 관계(Relation)로 구성된다
기업이라는 시스템은 사람, 자원, 건물 등의 요소와 이러한 요소 사이의 관계로 구성된다
이 때 요소는 다양한 속성을 지닌다
사람은 그의 재산, 지능, 인간성 등 여러 가지 속성으로 측정될 수 있다
이러한 속성을 변수(Variable)라고 한다
변수는 말 그대로 변화할 수 있는 값으로 시스템의 행태가 변화한다는 말은 그 시스템의 중요한 변수값이 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소와 요소 사이에는 관계가 존재한다
비교적 오랫동안 지속되는 관계가 있는가 하면 일시적으로 형성되었다가 없어지는 관계도 있다
시스템의 구조란 지속적인 관계를 의미한다
요소와 요소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는 다양하게 분류될 수 있다
인과관계, 친소관계, 먹이사슬 관계 또는 의존관계 등
이 중 시스템 사고의 핵심은 인과관계(Causal Relation)이다

예측은 요소값, 즉 행태에 초점을 둔다
이해는 시스템의 구조 즉 요소와 요소의 관계에 초점을 둔다
전자를 행태주의, 후자를 구조주의라 한다

시스템의 행태는 구조에 의해서만 발생한다
이를 시스템의 제 1 원리라 한다
시스템의 행태가 행태를 유발시키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의 구조가 행태를 결정한다
시스템의 과거행태는 미래행태를 예측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과거행태가 미래행태를 유발시키는 원인은 아니다
시스템의 구조가 행태를 유발시킬 뿐이다

시스템 사고에서 구조를 말할 때는 요소보다는 관계를 의미하는데 이는 시스템 구조로서 요소는 그다지 큰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석탄을 구성하는 요소와 다이아몬드를 구성하는 요소는 동일하다 다만 그 요소 사이의 관계가 다를 뿐이다

구조가 행태를 결정한다고 할 때 행태는 반복되는 행동유형(Pattern of Behavior)을 나타낸다
행태는 일시적인 사건(Event)와 반복적인 패턴(Pattern)으로 구분할 수 있다

시스템 사고는 행태보다 구조, 요소보다 관계를 중시하지만 행태를 무시하지는 않는다
시스템 사고에서는 반복하여 발생되는 행동패턴에 관하여 관심을 갖는다
이러한 행동패턴은 구조에 의해 발생되는 법이며 그러한 구조를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시스템 사고의 사명이기 때문이다
결국 시스템 사고가 관심을 기울이는 초점은 반복되는 행동패턴과 이를 발생시키는 근본적 원인인 구조로서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구조가 행태를 결정하고 행태가 구조를 변화시킨다

행태가 행태를 결정짓지 못한다 오로지 구조가 행태를 결정할 뿐이다
공무원이 불친절하다든지 부정부패에 연루되는 행태를 보이면 행정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구조는 지속적인 관계이다
관계의 변화 없는 행태의 변화는 거짓 또는 착각일 뿐이다

행태에 의해 구조가 변화될 때 이를 학습(Learning)이라 한다
구조의 변화, 지속적인 관계의 변화가 없는 학습은 진정한 학습이라 할 수 없다

구조가 행태를 결정짓는다는 원리가 이해의 맥락(Context of Understanding)에서 중요하다면 행태가 구조를 변화시킨다는 원리는 학습의 맥락(Context of Learning)에서 중요하다

단순한 구조와 복잡한 행태

복잡한 행태가 단순한 구조에서 발생한다

복잡성 과학(Complexity Theory)이 던져 주는 메시지의 핵심은 단순한 구조에서 예측 불가능한 복잡한 파동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불규칙한 혼돈은 단순한 질서(Simple Order)의 구조에서 발생된다
혼돈스러운 행태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 혼돈이 어떠한 구조로 인해 발생되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가능하다

인과관계와 도식

질문은 크게 무엇(What)과 왜(Why)로 구분될 수 있다
무엇(What)은 의미론에 해당되며 왜(Why)는 관계론에 해당된다
복잡한 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질문 모두 필요하다

인과관계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원인과 결과가 같은 방향으로 변화하면 양(Positive)의 인과관계
반대방향으로 변화하면 음(Negative)의 인과관계
※ 결과가 증가하면 양, 감소하면 음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인과관계와 상관관계

인과관계(Causal Relation)와 상관관계(Corelation)은 다르다
인과관계는 원인과 결과 간의 방향을 의미하지만 상관관계는 A와 B의 변화 사이에 관계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상관관계가 +면 A와 B가 같은 방향으로 변화되며 -면 A와 B가 다른 방향으로 변화된다
그러나 상관관계는 A가 B에 영향을 주는지 B가 A에 영향을 주는지는 말하지 않는다
다만 두 변수의 변화가 관련된다는 점만을 말한다

상관관계는 변수의 행태에 초점을 두지만 인과관계는 변수가 어떠한 방식으로 영향을 주고 받는가라는 구조에 초점을 둔다

행태가 축적된 데이터(Data)를 통하여 드러나는 것이라면 구조는 이론(Theory)에 의해 밝혀진다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해서 추론하는 것을 귀납(Induction)이라 하고 이론을 적용하여 추론하는 것을 연역(Deduction)이라 한다
상관관계가 귀납법에 해당된다면 인과관계는 연역법에 해당된다

언어 속의 인과관계

인과관계는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원인변수, 결과변수 그리고 이 사이의 관계가 세 가지 핵심적인 구성요소 이다
이 세 가지 구성요소가 언어를 통하여 표현되는데 일정한 규칙이 있다
첫째. 원인과 결과라는 변수는 명사로 표현된다
둘째. 인과관계의 부호는 동사로 표현된다

인과관계를 분석할 때 변수는 반드시 명사여야 한다
예를 들어 인구의 증가, 수익의 증가와 같은 변수는 잘못된 것이다

정책결정자 또는 의사결정자의 어록을 분석하여 그들이 인지하고 있는 인과관계를 추출하여 정책에 대한 그들의 정신적인 모델(Mental Model)을 구성하는 분석방법을 인지지도(Cognitive Map) 분석이라 한다

인과지도 Causal Map

전체를 보기 위해서는 요소보다는 요소 사이의 관계를 보아야 한다

시스템 사고에서는 인과관계에 관한 언어를 인과지도(Causal Map)라는 그림으로 바꾸어 종합한다
인과지도란 여러 개의 인과관계를 서로 연결시켜 놓은 도식을 의미한다

인과지도는 여러 개의 인과관계를 동시에 조망하도록 유도한다

비선형 인과관계

원인과 결과 사이의 관계가 직선적이면 선형적(Linear) 인과관계
그렇지 않으면 비선형적(Nonlinear) 인과관계라고 한다

돈을 많이 모을수록 비례해서 기쁨이 증가하면 돈과 기쁨은 선형적인 인과관계이다
그러나 돈을 모을수록 돈으로 인한 기쁨은 서서히 감소할 수 있다
어느 정도 돈을 모으고 나면 돈을 모으는 기쁨보다는 가난한 사람에게 돈을 나눠 주는 기쁨이 더 클 수도 있다
이런 경우 돈과 기쁨은 비선형적인 인과관계이다

비선형 인과관계와 비대칭적 인과관계

동일한 이익으로부터 얻는 효용보다 동일한 손실로부터 얻는 비효용이 훨씬 크다

제로섬 게임에 참여하는 행위자의 심리는 네거티브섬 게임(Negative-Sum Game)으로 변화된다
점유율을 10% 향상시킨 행위자의 만족보다 10% 잃은 행위자의 불만족이 더 크기 때문이다
결국 제로섬 게임은 네거티브섬 게임으로 전락하게 되고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경쟁과 갈등으로 발전된다

파국이론(Catastrophe Theory)이라는 학문에서도 비대칭적인 관계를 강조한다
죄수를 강압적으로 다루면 죄수가 조용하게 순종한다
조금 더 강압적으로 다루면 더 말을 잘 들을 것 같아 기상시간을 1시간 앞당겼더니
예상과 달리 죄수들이 폭동을 일으켰다
이런 상황에서 앞당긴 기상시간을 원상회복 시키면 죄수가 잠잠해 질 것인가?
그렇지 않다 죄수에게 폭동을 일으키게 한 압력은 상당히 높은 상태에서 이루어지지만 폭동이 일어난 이후에 폭동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상당히 큰 폭으로 기존의 강압적인 조치를 취소해야 한다
일단 폭동이 발생되면 상당한 수준의 양보를 해야만 그 폭동을 해제시킬 수 있다

다른 예로 이미 환경이 파괴된 이후에는 이를 유발시킨 오염 행위를 근절시킨다고 해서 환경이 회복되지 않는 것이 있다

비선형 인과관계와 꽉 막힌 변수

원인변수가 일정 값에 도달하기 전에는 결과변수가 원인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일정 값을 넘어서게 되면 결과변수의 값이 여간 해서는 변화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결과변수를 종종 ‘꽉 막힌 변수(Uptight Variable)’라고 한다
예컨대 초보 때는 운동 실력이 금세 느는데 어느 수준에 도달하고 나면 실력이 잘 늘지 않는다

여러 원인과 결과 : 열등요인과 우등요인

여러 변수가 하나의 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기업의 생산성은 사기, 자원, 리더 등 여러 요인이 동시에 영향을 미친다

식물이 자라 꽃을 피우기 위해서 햇빛, 물과 영양분이 필요하고 이 중 어느 하나라도 없으면 식물은 자랄 수 없다
이 때 식물의 성장은 가장 풍부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가장 부족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데
이를 최소 요인의 법칙이라고 한다
합창단의 성공과 실패는 가장 잘 부르는 사람이 아니라 가장 못 부르는 사람에 의해 결정된다
이러한 시스템은 열등한 요인이 시스템의 성능을 결정하는 사례이다
100km의 철로 중에서 단 1m의 고장으로 기차가 전복된다
이렇게 여러 요인이 직렬적, 순차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도 열등요인이 결정적일 수 있다

반면 우등요인이 적용되는 경우도 많다
모든 개미가 열심히 일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실상은 20%의 개미만 실질적인 일을 한다
그 20%의 개미만을 모아 놓으면 다시 그 중에서 20%만 열심히 일하고 나머지 80%는 그냥 빈둥거린다
이러한 경우는 소수의 우등요인이 시스템의 성능을 결정짓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기계적인 대량생산이 중요했던 산업사회에서는 열등요인이 중요했다면 한두 사람의 천재적인 아이디어에 의해 성공과 실패가 좌우되는 정보사회에서는 열등요인보다 우등요인이 강조된다

역설적인 인과관계

교도소가 범죄의 학습장이 되기도 하고 학교가 창조성을 파괴하기도 한다
현실은 종종 역설이 지배한다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
스스로를 파괴함으로써 오히려 창조할 수 있다

인과관계 발견을 위한 태도 1 : 추상적 사고에서 구체적 사고로

추상적인 사고에 매몰된 정신을 가지고는 단순 명료한 인과관계를 인식하기 어렵다
시스템 사고는 보다 더 구체적인 논의를 요구한다
우리나라에 쿠테타가 자주 일어났던 이유는 민주주의 의식이 낮아서가 아니라 군대를 동원할 수 있었기 때문이고 그 군대를 동원할 수 있었던 중요한 지렛대는 고위군인사이의 사적인 모임이 지속적으로 유지되어 왔기 때문이다
김영삼 대통령이 하나회를 척결한 후에 군대를 사사로이 동원할 수 없게 되었으며 쿠테타는 거의 불가능하게 되었다

성형수술을 받는 사람의 숫자가 급속이 증가하는 이유는 외모를 중시하는 풍토 때문이라기보다 성형수술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수입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더 구체적인 답변

인과관계 발견을 위한 태도 2 : 드러난 관계에서 숨겨진 관계로

극히 일부의 인과관계만이 겉으로 드러나 있는 경우가 많은데 숨겨져 있는 인과관계가 더 중요할 때가 많다

노르웨이에 버드나무뇌조라는 새가 멸종 위험에 처해 뇌조의 천적인 매를 사냥했는데
매를 잡으면 잡을수록 뇌조는 더 빠른 속도로 사라졌다
원인을 파악해 보니 코시디오스라는 기생충이 뇌조의 유행병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이 질병은 뇌조의 비행속도를 감소시켜 쉽게 매의 먹이가 되게 했고 매는 이 병에 걸린 뇌조를 먹어 치워 버림으로써 이 병이 모든 뇌조에게 전염되는 것을 막아줬던 것이다

인과관계 발견을 위한 태도 3 : 원하는 인과관계에서 사실적 인과관계로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왜곡된 눈을 가지고서는 진정한 인과관계를 볼 수 없다

아프리카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고 있는데 이유는 음식이 부족하기 때문
메도즈는 지구의 자원을 시뮬레이션 했던 여러 가지 모델을 검토한 적이 있는데
이들 시뮬레이션모델의 공통점은 지구의 식량자원은 인류를 먹여 살리는데 항상 충분하였다는 점이다
과거에도 충분하였으며 미래에도 충분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굶어 죽는가
여러 시뮬레이션모델의 결론은 한결 같았다
자원부족이 문제가 아니라 가난한 국가와 사람에게 음식을 나누어 주는 시스템이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은 사람들에게 도덕적 책임감을 주기 때문에 사람들은 부족한 자원이 문제라는 거짓된 인과관계를 믿고자 한다

간디 “이 세상은 모든 사람을 먹여 살릴 수 있을 만큼 풍족하다 그러나 한 사람의 탐욕을 감당하기에는 부족하다”

인과관계의 혼돈 1 : 인과관계의 모순된 부호

자연과 달리 사회의 세계에서는 원인과 결과 사이에 보편적으로 고정된 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동일한 원인에 대하여 사람들이 다르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행위자가 어떠한 원인(자극)에 대하여 어떠한 결과(반응)를 보이는지 잘 분별해야 한다

이러한 혼돈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서는 세 가지 원칙을 명심해야 한다
1. 원인과 결과의 부호는 항상 변화될 수 있다
2. 하나의 시스템에서는 단 하나의 인과관계만이 허용된다
3. 제 3의 변수가 원인과 결과를 매개하고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

인과관계의 혼돈 2 : 인과관계 부호의 역전

두 변수 사이의 인과관계 부호가 변화되는 경우가 있다
인과관계가 양에서 음으로 또는 음에서 양으로 변화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매일 먹으면 질리게 마련이다

처음에는 원인이 결과를 향상시키지만 어느 지점을 넘어서면 결과값을 감소시킨다
이러한 관계를 보통 거꾸로 된 U커브(Inverted U-curve) 또는 역전되는 관계라 한다

인과관계의 혼돈 3 : 인과관계의 방향성

시스템 사고에서 인과관계의 양방향성은 원칙적으로 인정된다
즉 하나의 시스템에서 인과관계의 부호는 어느 한 가지만 허용되지만
인과관계의 방향은 A => B, B => A 모두 동시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상호의존성

양방향 인과관계는 상호의존성(Interdependence), 상호작용성(Interaction)과 깊은 관련이 있다
두 변수가 서로에게 원인이 되는 동시에 결과가 되는 경우 두 변수는 상호의존적인 관계에 있다

상호의존성은 사회과학에서 핵심적인 단어이다
상호의존적이기 때문에 사회관계에는 역동성이 있다
겉으로 볼 때는 적대적, 경쟁적인 관계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상호의존적인 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부자는 빈자가 있음으로 존재하고 강자는 약자가 있음으로 존재한다

피드백 사고

피드백이 동력이다

피드백 구조는 시스템 사고의 핵심이다
피드백 구조야말로 시스템에 생명력을 제공하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여러 개의 인과관계가 피드백을 형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에는 시스템에 지속적인 변화가 발생하지 않고 이 변화는 단 한번 일어나는 것으로 그친다

부분과 전체의 상이성 : 돌발적으로 나타나는 특성

전체는 부분의 합 이상이다
전체는 부분이 갖지 못하는 독특한 성질을 갖는다
이를 종종 ‘돌발적으로 나타나는 특성(Emergent Property)’이라고 한다

음의 피드백 루프와 양의 피드백 루프

음의 피드백 루프는 변화를 억제하는 루프이고
양의 피드백 루프는 변화를 촉진하는 루프이다

양의 피드백 루프는 ‘자기강화(Self-Reinforcing)’ 루프라고도 한다
한 변수가 변화되면 그 변화하는 방향으로 영향이 되돌아 오기 때문에 변화가 더욱더 강화된다
양의 피드백 루프는 일탈강화(Deviation Amplifying) 루프라고도 한다
균형점으로부터 벗어나는 변화가 일단 발생되면 그 변화를 더욱더 강화시키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양의 피드백 루프를 지닌 시스템은 일단 성장하기 시작하면 계속 성장하고 쇠퇴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쇠퇴하게 된다

음의 피드백 루프는 ‘자기균형(Self-Balancing)’ 루프 또는 일탈억제(Deviation Counteracting) 루프라고도 한다
음의 피드백 루프는 각 변수를 균형상태로 유지시키는 성질을 지닌다

지배적 피드백 루프

하나의 피드백 루프로만 구성되는 시스템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시스템은 수십 개 또는 수백 개의 피드백 루프가 상호 연결되어 있는 복합적인 시스템이다

특정 피드백 루프가 전체 시스템의 특성을 결정할 때 이를 지배적 피드백 루프(Dominant Feedback Loop)라고 한다

음의 피드백 루프와 양의 피드백 루프가 동시에 작용하기도 한다
음의 피드백 루프가 균형을 유지하려는 힘이라면 양의 피드백 루프는 균형에서 벗어나려는 힘이다

구성요소는 동일하지만 이것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에 따라 시스템의 특성이 달라진다
영국에서 죄수를 수용할 교도소가 부족해지자 죄수를 대량으로 호주로 보냈지만 호주는 해적국가가 되기는커녕 가장 질서를 잘 지키고 평화로운 나라 중에 하나가 됐다
어렸을 때부터 착하고 공부 열심이해서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출세한 사람만을 뽑은 국회의원들이 선량한 집단이라 할 수 없다

지배적 피드백 루프의 전환

음과 양의 피드백 루프가 교대로 시스템을 지배하는 경우가 있다
강하게 군림하던 피드백 루프의 힘이 약해지고 약하던 피드백 루프가 강해지면서 시스템을 지배하는 피드백 루프가 바뀌는 현상을 지배적 피드백 루프의 전환(A Shift of Dominant Feedback Loops)이라고 한다

지배적 피드백 루프의 전환은 정권의 변동과 마찬가지의 효과를 가져온다
정치에서 정권변동이 가장 중요한 주제이듯이 시스템 사고에서도 지배적 피드백 루프가 언제, 왜 변화하는가는 매우 중요한 주제이다

양의 피드백 루프의 지배에서 음의 피드백 루프의 지배로 전환되는 경우 S커브라고도 하고 시그모이드 커브(Sigmoid Curve)라고도 하는 행태를 보인다
즉 초기에는 서서히 증가하고 어느 시점에 이르면 급격히 증가하다가 서서히 증가세가 꺾이면서 안정국면에 접어드는 행태이다
이러한 곡선이 발생하는 원인은 지배적인 피드백 루프의 전환이라는 구조적인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즉 초기에는 양의 피드백 루프가 시스템을 지배하여 시스템의 성장을 견인하고 후기에는 음의 피드백 루프가 시스템을 지배하여 안정화 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S커브는 거의 모든 성장시스템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다

양의 피드백 루프 지배에서 음의 피드백 루프의 지배로 바뀌는 지점을 변곡점(Turning Point)라고 한다
양의 피드백 루프가 힘을 잃는 변곡점 이후에도 시스템의 성장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

시장의 가격 조절 메커니즘은 수요부문과 공급부문 모두 음의 피드백 루프에 의해 작동된다
대기 행렬 시스템도 서버의 수와 신규 고객이 모두 음의 피드백 루프에 의해 작동된다
투기 시장의 경우 양의 피드백 루프에 의해 작동된다

미미한 원인

미미한 원인을 증폭시키는 구조는 양의 피드백 루프이다
아무 힘도 없는 재야인사의 시국선언과 아무런 무기도 들지 않은 학생의 데모로 인하여 집권세력이 무너지기도 하고 한 사람의 실수로 인해 거대 기업이 무너지기도 한다

1.0000001이라는 숫자의 30번째 제곱은?
207017133996671569721067
이 숫자의 23번째 제곱수는?
1.5211

양의 피드백 루프와 임계질량 : 티핑 포인트

양의 피드백 루프가 언제 성장하고 언제 쇠퇴할 것인가를 분석하는 도구로서 임계질량(Critical Mass)이라는 개념이 있다
2차 대전이 한창일 때 원자탄을 연구하면서 이 개념이 중요하게 부각되었는데
임계질량 이하의 우라늄은 아무리 충격을 가해도 폭발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단 우라늄 덩어리가 임계질량 이상으로 되면 우라늄은 순식간에 엄청난 에너지를 분출하면서 폭발한다
임계질량을 초과하는 바로 그 순간 우라늄 붕괴는 연쇄반응(Chain of Reaction)을 일으키면서 우라늄 덩어리 모두가 폭발하고 일순간에 거대한 에너지를 방출한다

임계질량이란 특정한 변수값을 의미한다
이 값에 도달하기 전의 변수행태와 이 값을 넘어선 후의 변수행태는 현격하게 달라진다
영하의 온도에서 물은 얼음이라는 고체로 존재하다 0도를 넘어서면 갑자기 액체로 변하고 100도가 넘으면 다시 증기로 변화된다
임계질량을 전후하여 시스템의 행태는 급격히 변화된다

임계질량과 비슷한 개념으로 티핑포인트(Tipping Point)가 있다

선순환과 악순환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나빠지는 시스템을 악순환(Vicious Circle)에 빠졌다고 하고 거꾸로 시간이 흐를수록 자꾸만 좋아지는 시스템은 선순환(Virtuous Circle)을 탄다고 표현한다
한쪽 방향으로만 변화가 계속해서 증폭되기 때문에 선순환과 악순환 모두 양의 피드백 루프에서 나온다

성장의 한계 Limits to Growth

실세계에서는 성장이나 쇠퇴가 무한정 하지 않고 한계가 존재한다

음의 피드백 루프와 통제 Control

전통적으로 음의 피드백루프는 통제, 제어를 위한 장치로 간주되어 왔다
음의 피드백 루프의 가장 전형적인 시스템이 난방시스템의 자동온도조절기구

음의 피드백 루프 + 시간지연 = 과잉행동 Overaction

음의 피드백 루프에 시간지연이 내재된 인과관계가 존재할 때 균형점에서 벗어나게 하는 과도한 행동이 발생하는데 이를 과잉행동(Overshoot)이라 한다

예컨대 술만 먹으면 취하고 취하면 술을 안 먹게 되지만
술을 먹고 취하는데 시간지연이 존재하기 때문에 술을 마시는 사람은 자신이 아직 술에 취하지 않은 줄 알고 과음하게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술에 취한 자신을 발견하게 되지만 이미 때는 늦어 점점 더 술에 취하고 비틀거리기 시작한다

음의 피드백 루프 + 시간지연 = 요동 Fluctuation

음의 피드백 루프에 시간지연이 개입되는 경우 시스템은 불안정해진다
시간지연이 있는 음의 피드백루프는 시스템에 요동(Fluctuation) 또는 파동(Wave)을 가져온다

예컨대 샤워를 하려 할 때
샤워꼭지를 왼쪽으로 돌리지만 기대와 달리 차가운 물이 나와 샤워꼭지를 더 왼쪽으로 돌리면 서서히 따스한 물이 나오지만 조금만 지나면 물이 너무나 뜨거워지고 다시 샤워꼭지를 오른쪽으로 돌리게 된다

음의 피드백루프에 시간지연이 결합되어 있을 때의 과잉행동과 이로 인한 파동이 발생한다는 것은 피드백 사고의 법칙에 해당될 정도로 중요한 원리이다
인과지도를 살펴보다가 시간지연 표식이 있는 음의 피드백 루프를 발견하면 틀림없이 이 시스템에 파동이 발생하겠구나라고 추론할 수 있다

시장실패의 두 가지 메커니즘 : 투기와 파동

시장실패 두 가지 메커니즘인 투기와 파동
투기는 양의 피드백 루프에 의해 발생하는 실패로서 수요부문에서 발생한다
파동은 음의 피드백루프와 시간지연에 의해 발생하는 실패로서 공급부문에서 발생한다
이러한 두 가지 시장 실패는 상호보완적으로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

처방의 부작용과 희생양

단기적으로 효과적인 처방이 장기적으로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 문제는 이전보다 더 악화된다
시스템 다이내믹스 학자는 이와 같은 상황을 실패하는 처방(Fixes that fail)이라고 한다

문제가 발생하면 처방이 증가하고 문제가 해결된다
이는 윗부분의 음의 피드백 루프에서 이루어지는 작용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다 큰 원을 그리는 양의 피드백 루프가 돌아가면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난다

목표의 후퇴 : 개구리 신드롬

뜨거운 물에 개구리를 넣으면 개구리는 금방 뛰어 나오지만 미지근한 물에 개구리를 넣고 서서히 데우면 물이 끓어도 개구리는 뛰어 나오지 못하고 죽는다
이를 개구리 신드롬이라 한다

시스템 사고에서 개구리 신드롬은 두 개의 음의 피드백 루프로 표현한다

현실을 개선하는 노력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목표를 후퇴해 버리곤 한다

과열경쟁으로 인한 앙등효과

목표후퇴와 반대로 치열한 경쟁관계에 의해 목표가 지속적으로 향상되는 경우를 앙등효과(Escalation Effect)라 한다
앙등효과의 전형적인 예는 냉전시대의 무기경쟁(Arm’s Race)이다

빈익빈 부익부

빈익빈 부익부 시스템은 두 개의 양의 피드백 루프로 구성된다

빈익빈 부익부 시스템보다 더 무서운 것이 빈익부 부인빈 시스템으로 정경유착으로 왜곡된 자본주의의 병폐라 할 수 있다
국가가 방만한 운영을 한 대기업에 계속적으로 세금 지원을 하는 것
빈익빈 부익부 시스템은 어느 한쪽으로 부를 몰아 주지만 끊임없이 부를 창출하는 반면
빈익부 부익빈 시스템은 사회의 부를 까먹는 메커니즘

자기실현적 예언

자기실현적 예언(Self-Fullfilling Prophecy)이란 시스템에 대한 예언이 스스로 또는 저절로 성취된다는 뜻
증권가에서 중소기업이 곧 망할 것이라는 악성 루머가 돌면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고 이에 따라 그 기업의 자금여력이 악화되고 실제로 돌아오는 채무를 변제하지 못함으로써 부도에 직면하게 되는 상황

자기실현적 예언의 시스템은 두 가지 특성
첫째는 양의 피드백 루프에 의해 움직인다
초기의 예언이 피드백 루프를 타면서 계속해서 강화되기 위해서는 양의 피드백 루프여야 하기 때문
둘째는 인식의 세계와 실제의 세계가 상호 결합되는 구조를 지닌다

자기실패적 예언

자기실패적 예언(Self-Failing Prophecy)이란 시스템이 예언과 반대로 이루어진다는 것
알코올중독이나 흡연중독에 빠진 사람이 쉽게 금주, 금연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 것

자기실패적 예언 역시 인식세계와 실제세계 사이의 피드백 루프로 구성된다
그런데 자기실현적 예언과 달리 자기실패적 예언은 음의 피드백 루프로 구성된다

자기실패적 예언은 집단적인 행동(Collective Action)에서 보다 쉽게 관찰될 수 있다
교통방송에서 특정 지역의 소통이 원활하다고 방송하는 즉시 그 지역으로 차량이 몰리기 시작하여 오히려 교통이 악화되는 경우

피그말리온 효과

피그말리온 효과는 자기실현적 예언에 속하지만 자기자신보다는 타인에 관한 관념 또는 기대에 초점을 맞춘다

교사가 학생을 ‘너는 똑똑한 아이이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하면 잘할 것’ 이라는 말을 듣는 학생은 실제로 공부를 잘하게 된다
‘남자는 다 도둑놈’ 이라는 말을 듣고 자란 여성은 남자를 만날 때마다 의심을 한다

전략의 발견

전략의 다섯 가지 주제

다섯 가지 전략의 구성요소

첫째. 전략의 객체로서 시스템을 알아야 한다
둘째. 전략의 주체를 논의한다
셋째. 상대방을 공격할 수 있는 전략지점(Strategic Point)을 발견하여야 한다
넷째. 상대방을 공격할 전략시점(Strategic Timing)을 발견하여야 한다
다섯째. 전략은 창조적으로 시스템을 디자인하는 수준까지 갈 수도 있다

시스템 다이내믹스의 창시자인 포리스터 교수의 사회시스템의 반상식적 행태
첫째. 사회시스템은 근본적으로 정책 변화에 저항적이다
둘째. 사회시스템에는 몇 가지 민감한 통제지점이 존재하지만 상식으로 생각하는 장소에 존재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민감한 통제지점의 효과는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반대인 경우가 많다
셋째. 사회시스템에서 장기적인 정책효과와 단기적인 정책효과는 상호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전략의 객체 1 : 변화에 저항하는 시스템

시스템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변화하지 않으려는 관성을 가지고 있다

모든 시스템이 변화에 저항한다는 점은 음의 피드백 루프를 지닌다는 점을 의미한다
시스템을 강제로 변화시킨다 해도 원래의 상태로 회귀하는 음의 피드백 루프가 작동하기 때문에 겉으로 볼 때 시스템이 저항하는 것처럼 보인다

전략의 객체 2 : 저항의 최소화

가장 우수한 전략은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전략이며
그 다음으로 우수한 전략은 상대방의 전략을 최소화 시키는 전략

전략의 주체 1 : 약자의 겸손 = 물처럼 흐르는 전략

훌륭한 전략의 필수조건은 약자여야 한다
오직 겸손하고 낮은 자만이 전략을 발견할 수 있다

전략의 주체 2 : 약자의 비폭력 = 불처럼 희생하는 전략

약자의 비폭력운동은 양의 피드백 루프를 형성한다
양의 피드백 루프를 통하여 약자의 미약한 힘이 강력하게 증폭된다

전략개입지점 1 : 양의 피드백 루프와 과감한 전략

정책지렛대(Policy Leverage)란 작은 힘으로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정책개입지점을 의미한다
정책지렛대를 찾는 원리는 단순하다
작은 힘을 증폭시킬 수 있는 양의 피드백 루프를 활용해야 하고 변화를 거부하는 음의 피드백 루프를 피하는 것이 그 원리이다

네트워크 경제학자는 임계질량을 초과하여 성장하는 양의 피드백 루프에 주목하여 이를 네트워크 외부성(Network Externality)이라고 한다
네트워크 외부성이란 네트워크의 가치가 높을수록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가입자가 증가하고 네트워크의 가입자가 증가할수록 다시 네트워크의 가치가 증가하는 양의 피드백 루프를 의미한다
팩스의 가치는 팩스의 사용자가 많을수록 증가한다

네트워크 재화와 관련된 산업에서는 선두주자(First Mover)가 유리하다
시장을 선점한 기업이 사용자를 꼭 잡고 있는 현상을 포획(Lock-In)이라고 한다
포획 현상이 발생하는 중요한 이유는 사용자가 다른 네트워크 재화로 이동하는데 큰 비용을 지불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전략개입지점 2 : 음의 피드백 루프와 기다림

음의 피드백 루프에 시간지연이 결합되어 파동을 일으키는 샤워기 시스템의 해결책

첫째. 시간지연이 없는 순간 온수기로 바꾼다
둘째. 샤워의 물을 대야에 받아서 쓴다
셋째. 샤워의 물을 틀어놓고 적당한 온도가 될 때까지 기다린다

첫째 방법은 가장 완벽하지만 비용이 가장 크다
둘째 방법은 재고창고를 의미한다
이 역시 재고창고는 큰 비용을 유발한다
셋째 방식은 기다리면서 두고 보는(Wait and See) 방법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식이다
음의 피드백 루프에 시간지연이 결합된 시스템이 발생시키는 파동에 대처하는 훌륭한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기다리는 전략

전략개입지점 3 : 떠벌리기와 몸사리기

양의 피드백 루프를 활용하라는 정책지렛대 원리에 의하면 무엇보다도 먼저 자기실현적 예언의 피드백 루프를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반면 음의 피드백 루프를 피하라는 정책지렛대 원리에 의하면 자기실패적 예언의 구조를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

전략개입시점 1 : 타이밍의 중요성

만사가 적기를 놓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적기에 구사되는 전략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전략이다

정책개입의 타이밍을 서둘러야 할 때도 있지만 늦추면서 적절한 때를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전략개입시점 2 : 타이밍의 포착과 피드백 루프

양의 피드백 루프가 지배하는 시스템에서는 초기에 빠른 정책개입이 요청된다고 할 수 있다
임계질량을 넘어선 양의 피드백 루프는 스스로 증가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정책의 초점은 정책 변수의 값을 임계질량 이상으로 올리는데 두어진다
그리고 이러한 정책은 시스템 형성의 초기에 강력하게 집행되어야 한다

음의 피드백 루프가 지배하는 시스템은 성급한 정책개입보다는 기다리는 정책이 강조된다
성급한 정책개입을 시도하기보다는 시스템이 스스로 안정화되기를 기다리는 정책이 권고된다

피드백 루프가 양에서 음으로 또는 음에서 양으로 변화하는 시스템은 그러한 변화가 언제 발생하였는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시스템에서 성장을 지속한다거나 균형을 유지하는 정책을 펼치기는 어렵다
다만 파동의 폭을 줄이려는 정책이 시도된다

피드백 루프의 특성 시스템의 특성 정책문제와 목표 정책 개입시기
양의 피드백 루프 성장 또는 쇠퇴 성장 초기(임계점)
음의 피드백 루프 + 시간지연 파동 균형 기다림
양과 음의 피드백 루프의 전환 성장과 쇠퇴의 반복 지나친 성장이나 지나친 쇠퇴 억제 지배적 피드백 루프가 전환되는 시점의 근방

적절한 타이밍은 살아 있는 시스템 속에서 살아 있는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발견되기 때문에 항상 유동적으로 변화한다
적절한 타이밍은 적절한 피드백에서 나온다

수동적, 일방적인 타이밍을 정적인 타이밍이라고 하면 보다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만들어지는 역동적인 타이밍(Dynamic Timing)이 있다
역동적인 타이밍에는 단순히 기다리기보다는 상호간에 만들어 낸다는 적극적인 의미가 들어있다

시스템 재설계 1 : 피드백 루프의 창조적 설정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메커니즘을 창출하는 전략을 구조적인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구조적인 전략은 시스템의 이해를 넘어 시스템의 구조를 재설계(Redesign)하고자 한다

고객을 지속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고객에 의해 고객이 증가하는 선순환 효과가 창출되는 양의 피드백 루프를 구전효과(Word of Mouth)라고 한다

음의 피드백 루프를 통하여 상대방의 공격을 상대방에게 되돌리는 메커니즘을 부메랑효과라고 한다

시스템의 구조와 행태

구조와 행태

예측이 시스템의 행태(Behavior)에 초점을 둔다면 이해는 시스템의 구조(Structure)에 초점을 둔다

시스템은 요소(Element)와 그 요소 사이의 관계(Relation)로 구성된다
기업이라는 시스템은 사람, 자원, 건물 등의 요소와 이러한 요소 사이의 관계로 구성된다
이 때 요소는 다양한 속성을 지닌다
사람은 그의 재산, 지능, 인간성 등 여러 가지 속성으로 측정될 수 있다
이러한 속성을 변수(Variable)라고 한다
변수는 말 그대로 변화할 수 있는 값으로 시스템의 행태가 변화한다는 말은 그 시스템의 중요한 변수값이 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소와 요소 사이에는 관계가 존재한다
비교적 오랫동안 지속되는 관계가 있는가 하면 일시적으로 형성되었다가 없어지는 관계도 있다
시스템의 구조란 지속적인 관계를 의미한다
요소와 요소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는 다양하게 분류될 수 있다
인과관계, 친소관계, 먹이사슬 관계 또는 의존관계 등
이 중 시스템 사고의 핵심은 인과관계(Causal Relation)이다

예측은 요소값, 즉 행태에 초점을 둔다
이해는 시스템의 구조 즉 요소와 요소의 관계에 초점을 둔다
전자를 행태주의, 후자를 구조주의라 한다

시스템의 행태는 구조에 의해서만 발생한다
이를 시스템의 제 1 원리라 한다
시스템의 행태가 행태를 유발시키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의 구조가 행태를 결정한다
시스템의 과거행태는 미래행태를 예측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과거행태가 미래행태를 유발시키는 원인은 아니다
시스템의 구조가 행태를 유발시킬 뿐이다

시스템 사고에서 구조를 말할 때는 요소보다는 관계를 의미하는데 이는 시스템 구조로서 요소는 그다지 큰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석탄을 구성하는 요소와 다이아몬드를 구성하는 요소는 동일하다 다만 그 요소 사이의 관계가 다를 뿐이다

구조가 행태를 결정한다고 할 때 행태는 반복되는 행동유형(Pattern of Behavior)을 나타낸다
행태는 일시적인 사건(Event)와 반복적인 패턴(Pattern)으로 구분할 수 있다

시스템 사고는 행태보다 구조, 요소보다 관계를 중시하지만 행태를 무시하지는 않는다
시스템 사고에서는 반복하여 발생되는 행동패턴에 관하여 관심을 갖는다
이러한 행동패턴은 구조에 의해 발생되는 법이며 그러한 구조를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시스템 사고의 사명이기 때문이다
결국 시스템 사고가 관심을 기울이는 초점은 반복되는 행동패턴과 이를 발생시키는 근본적 원인인 구조로서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http://blog.daum.net/saftysupar10/19

새로운 구상과 방법론 -다이어그램 (들뢰즈, 웅거)

Gilles Deleuze’s “Difference and Repetition”: A Critical Introduction and Guide?, James Williams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 – 해설과 비판, 제임스 윌리엄스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

dominant ‘image of thought’ 1. to think philosophically presupposes a good will on the part of the thinker 2. thought is good 3. there is a common sense that crosses between faculties (recognition) 4. there is a good sense that crosses between thinkers (a shared sense of good and bad, better and worse) 5. recognition depends on representation (identity in the concept, analogy in judgement, oppositions in imagination, similarities in perception) 6. error is a case of false recognition 7. problems have solutions 8. knowledge is the goal of learning
Deleuze’s responses and objections 1. all thinkers bring conflicting desires, ideal genealogies and sensations to thought 2. thought is always accompanied by a chaotic creative and destructive background 3. faculties evolve through their differences and they cannot be recognised 4. thinkers cannot divest themselves of their individuating differences and good sense is therefore an illusion 5. the dependence on representation is an illegitimate covering up of underlying pure differences and repetitions of those differences 6. error comes from the struggle of thought with its chaotic background 7. problems can only be transformed to make an individual life viable 8. learning is the goal of learning

로베르토 웅거의 정치세계

웅거 프로그램적 대안 웅거 진보적 다두제의 국가사회관계론 프로그램적 대안 진보적 다두제의 국가사회관계론

정치의 발견, 절반의 민주주의(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정치의 발견, 절반의 민주주의(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정치에 대한 날선 비판은 넘쳐나지만, 우리 사회에서 어떤 정치를 원한다는 얘기는 듣기 쉽지 않다. 그 점은 이른바 진보정당이 등장한 뒤에도 별로 달라진 바 없다. 그러나 정치를 무시하고 외면하는 것으론 좋은 세상을 기대할 수 없다. 오히려 정치가 살아나야 좋은 삶을 꿈꿀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정치의 발견>은 여러 가지 고민거리를 던진다.

<정치의 발견>은 몇 가지 장점이 있다. 보통 정치를 다루는 책은 자신의 논리를 장황하게 설명하는데, 이 책은 말하려는 바를 간결하고 분명하게 드러낸다. 정치는 현실 세계에서 다수의 사람들이 벌이는 활동이기에 정해진 이념이나 노선에 따라 진행되지 않는다. 근대 사회에서 정치는 선거와 정당을 중심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는데, 그런 제도와 조직을 민주적으로 만들고 퇴화되는 것을 막으려면 ‘지도자의 역할’, ‘정치가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정치가의 리더십은 의사소통과 말의 힘을 통해, 일상생활의 경험과 언어를 통해 발휘된다. 진보정치는 권력을 거부하지 말고 오히려 권력을 잘 활용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200쪽을 조금 넘긴 분량에 저자의 주장을 잘 담았다.

정치와 진보

또 다른 장점은 독자층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진보정당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된 강의를 정리했기에, 독자층도 ‘진보파’이다. 어정쩡한 선에서 타협하지 않고 진보파에 대한 불만과 충고를 과감하게 쏟아낸다. 목적만을 강조하는 진보파에게 이 책은 “좀더 정치적이고 좀더 인간적이 되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리고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이념과 가치의 다원주의, 타인에 대한 인간적 정중함과 관용을 핵심으로 하는 정치적 이성을 통해 경쟁”해야 하고, 무엇보다 진보적인 정치가는 “정치적 이성에 대한 자각을 통해 인격적인 깊이를 갖춰야” 한다(미국의 사회개혁가 솔 알린스키와 정치가 버락 오바마가 구체적인 사례로 제시된다). 진보파가 누구인지 분명하게 밝히지 않지만 진보정치를 외치는 사람들이 진지하게 고민할 만한 화두를 제안한다.

또한 이 책은 ‘정치’라는 단어에 실린 지나친 무게감을 좀 덜어낸다. 어쩌면 정치에 대한 지나친 흥분과 냉소는 정치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기 바라는 기대와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할 거란 비관이 빚은 결과물일지 모른다. 조금은 편해져야 그 단어를 편하게 가지고 놀 수 있고, 그 속에서 자신의 미래를 볼 수 있을 텐데 지금까지 우리 정치는 너무 무거웠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정치를 ‘발견’해낸다.

물론 이 책의 모든 내용에 공감하는 건 아니다. 특히 3강 ‘민주주의를 이해하기 위한 싸움’에서 얘기되는 촛불집회 토론회에는 나도 참여했고, 민주주의와 관련해 저자와 각을 세울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의 부제가 ‘정치에서 가능성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치학 강의’가 아니라 ‘제도정치에서 가능성을 찾고자 하는 진보정당의 사람들을 위한 정치학 강의’였다면 내 평도 여기서 그쳤을 것이다. 짧은 지면에서 얘기하기엔 나눠야 할 얘기가 많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함께 고민하면 좋겠다 싶은 점을 몇 가지 얘기하고 싶다. 저자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가 “매우 일면적일 수 있다”고 “하나의 의견 내지 주장”이라 얘기하니 비판적인 대화로 받아들여주면 좋겠다.

현실주의와 편견
첫 번째로 고민되는 점은 ‘정치란 무엇인가’이다. “정치는 누가 어떻게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책이 시작되는데, 정치 지평을 좁게 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정치에서 중요한 개념은 권력이고, 누가 권력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사회의 모습이 달라진다. 이 책에서 논의되는 권력은 국가의 공권력이다.
막스 베버와 달리 사상가 한나 아렌트는 “정치란 인간이 아니라 인간들 사이에서(in-between) 생겨나고 다양한 인간들 사이에 세계를 만드는 행위”라고 말한다. 아렌트에게 권력은 목적을 강요하는 수단이 아니라 서로 협력하는 사람들의 능력이고 다수의 시민들이 구성하는 공론장이다. 권력과 폭력의 차이점은 권력이 정당성을 갖는다는 점이고, 권력은 국가의 소유물이 아니라 시민사회의 능력이며, 정부만이 (공)권력을 가진다는 생각은 기득권층이 주입하는 편견이기도 하다. ‘시민사회’나 ‘정치적인 것’이 중요한 건 정치 지평이 넓기 때문이다(후마니타스 출판사에서 번역된 샹탈 무페의 책도 그러하다).

두 번째 논쟁점은 ‘정치와 도덕을 분리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도덕성이 정치적 행위를 규제하는 기준이 될수록 정치가 도덕적일 수 있는 기반은 파괴된다”고 주장한다. 어떤 맥락에서 이런 주장을 했는지는 이해된다. 사심 없는 정치, 권력을 잡지 않는 정치를 내세우는 진보정치의 속내를 드러내기 위해 이런 얘기가 필요할 수 있다.

그렇지만 도덕을 순결한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현실 세계를 살아가는 시민의 덕목이자 공동체의 재화를 나누는 방식이라 본다면 정치와 도덕은 분리될 수 없다. 아니 분리돼서는 안 된다. 이런 기준과 가치가 없다면 정치는 끊임없는 협상과 타협의 과정일 뿐 가능성의 장이 아니다(“인간적 삶을 풍부하고 의미 있게 살게 하는 것”이 진보라는 말도 도덕적인 판단을 필요로 한다).

통치와 민주주의

세 번째 논쟁점은 정당이다. 저자는 정당민주주의가 현대민주주의의 기본이고 “리더십 있는 정당민주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리 사회에서 좋은 정당이나 좋은 정치인이 필요치 않다고 주장할 사람은 없다. 문제는 그런 정당이나 정치인이 강한 시민사회 없이 등장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진보정당 사람들이 리더십 있는 정치인으로 거듭나더라도 그와 더불어 정치에 참여할 시민이 없다면 도루묵이다. 시민 없이 정치나 민주주의가 변화될 수는 없다. 민주주의가 지금껏 제대로 실현되지 못했다는 점이 민주주의를 포기할 이유는 못 된다. 오히려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민주적으로 살아야 할 이유다.

대의제도를 깡그리 무시하고 새로운 정치 시스템을 만들자는 게 아니라, 대의제도가 자신의 본령을 벗어나지 못하는 정치 세계를 만들자는 말이다. 책을 읽으며 저자가 정치 세계와 생활 세계를, 정당 정치와 생활 정치를 이분법적으로 구분한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쟁점은 저자가 강조하는 ‘통치의 정치학을 익히는 문제’이다. 우리는 왜 통치의 관점에서 세계를 바라봐야 할까? 제임스 스콧은 <국가처럼 보기>(에코리브르·2010)에서 통치의 관점이 진보의 이름으로 세계의 다양성과 시민의 경험적 지혜를 파괴해온 역사를 지적한다. 통치를 얘기하는 순간 우리는 민주주의와 멀어지게 된다.

그런 점에서 나는 이 책의 부록이 껄끄러웠다. “도시 재개발에 반대하지” 않고 용산 참사로 “도시계획자, 공무원, 법관, 경찰관들이 키워온 자부심”이 상처 입을까 걱정하는 저자의 정치학, 이런 일을 올바르게 결정할 “정부다운 자세”가 존재한다는 정치학이 어떤 의도에서 나온 것인지 알지만 적어도 나는 그런 관점에서 세상을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글•하승우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운영위원. <세계를 뒤흔든 상호부조론>(그린비·2006), <참여를 넘어서는 직접행동>(한양대학교출판부·2007)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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