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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학자들 학술활동 – 대중화 모두 실패”

“한국 사회학자들 학술활동 – 대중화 모두 실패”

기사입력 2012-01-27 03:00:00 기사수정 2012-01-27 03:00:00

■ 지주형 서강대 연구교수 발표

한국사회가 겪고 있는 주요 문제들에 대해 사회학자들은 왜 권위 있는 진단을 내놓지 못할까. 이는 사회학자들이 전문적인 학술활동과 지식의 대중화 모두에서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자성이 학계 내부에서 나왔다.

지주형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교수(사진)는 논문 ‘학술장의 정치경제와 지식체제-한국 사회학과 영국 사회학 비교’에서 한국의 사회학계가 학술적 역량을 쌓지 못했기 때문에 대중화할 지식도 없다고 진단했다. 지 교수는 이 논문을 27일 연구소와 비판사회학회, 경남발전연구원 주최로 서강대 다산관에서 열리는 워크숍 ‘새로운 시대정신과 진보개혁 정치’에서 발표한다.

지 교수는 사회학계가 학술적 역량을 구축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새롭게 생산된 지식에 대한 논쟁과 토론 부족’을 꼽았다. 영국 등 서구에서는 논문을 발표하기 전에 학자들이 미리 열람하고 논평함으로써 공표되기 전의 최신 지식을 습득하고 학계의 엄선된 지식을 합산하는 과정을 거치는 반면에 한국에서는 학자들이 혼자서만 연구하는 ‘독백’ 같은 논문만 생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서구 학자들의 논문이나 서적의 감사 글에는 수많은 학자의 이름이 등장하지만 국내 학자들의 저작물엔 출판사 사장이나 편집자, 대학원생이 등장할 뿐이라고 지 교수는 신랄하게 비판했다.

논평과 토론의 부족은 학술대회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지정 토론자가 없으면 토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이상한’ 학술대회 문화를 낳았다고 지 교수는 꼬집었다. 또 한국 사회학계의 이런 척박한 환경 때문에 대중에게 알려지는 지식은 대부분 외국에서 수입된 이론을 풀어쓰는 수준에 머문 것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가 한국과 영국의 사회학계를 비교한 것은 두 나라 모두 사회학계가 국가나 자본에 의해 규율되는 측면이 크다는 점 때문이었다.

지 교수는 결론적으로 “영국에서는 학술의 장에서 전문지식, 학술적 권위 등을 성공적으로 ‘생산’하고 이를 기초로 사회학이 대중화될 수 있었던 반면에 한국에서는 학술의 장에서 학술적 권위를 획득하는 데 실패함으로써 대중화 또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런 현상은 비단 사회학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며 철학이나 정치학 등 인문 사회과학 전반에서 나타나는 학문적 병폐”라고 지적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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