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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적 자유주의(constitutional liberalism)’와 ‘최소민주주의’

최소민주주의로부터 헌정적 자유로: 러시아 민주화의 장기적 경로? , 강봉구

민주화에 대한 최근의 경험적 연구들에서 민주주의의 개념은 경제적 평등과
사회적 정의까지 포괄하는 ‘실질적 혹은 최대 민주주의 개념(substantive or maximalist conception)’보다 ‘절차적 혹은 최소 민주주의 개념(procedural or minimalist conception)’으로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4) 일례로 헌팅턴(Samuel Huntington)은 슘페터(Joseph Schumpeter)와 달(Robert Dahl)의 전통을 따라 민주주의를 자유로운 경쟁을 보장하는 정례적 선거, 보통선거권5) 및 시민적ㆍ정치적 자유라는 세 가지 필요조건을 충족시키는 정치체제로 정의하고 이것을 ‘민주주의의 절차적 정의(procedural definition of democracy)’라고 지칭하였다.6) 헌팅턴의 민주화론에서 민주주의 개념은 일관되게 ‘절차적 민주주의’이며, 이글에서 사용된 ‘최소민주주의(minimal democracy)’ 혹은 수식 없는 ‘민주주의’와 동일한 의미이다.

첫째, 탈소비에트 민주화 과정 연구에서 자유민주주의가 형성ㆍ발전되어 온 서구의
역사적 경로를 고려하여, 자유민주주의의 개념을 ‘헌정적 자유주의(constitutional
liberalism)’와 ‘최소민주주의’로 분리하여 사고하는 것이 더 유용하다고 본다. 즉, 자유민주주의는 자유로운 정치적 경쟁과 보통선거권을 보장하는 ‘최소민주주의’와7) 재산권, 법치, 권력분립 등의 보장을 의미하는 ‘헌정적 자유주의’의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는 시각이다.
이 방법은 자유민주주의 프로젝트를 최근 수십 년 간의 주된 정치적 기획이라기보다
는 전체적으로 근대성의 정치적 기획으로 보고, 탈소비에트 민주화 과정 역시 서구 자유민주주의 형성 동학의 장기적 관점에서 평가해 보아야 한다는8) 문제의식을 반영한 것이다.
탈소비에트 국가들의 민주화는 서구의 민주적 발전이나 제3파도의 이행사례들과는 달리 3중 이행과정(국가건설, 시장경제 도입, 민주화)의 한 부분이기에, 두 개념의 분리를 통해 이 과제들을 복합적ㆍ전체적으로 파악하는 데 조작적 편리함을 도모할 수 있고, 3중 이행에서 다른 두 핵심 과제인 국가성 강화 과제와 사유화의 과제가 민주화의 경로에 미치는 영향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