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선거조직, 왜 해산하지 않았나 – OFA , 성공할까

“앞으로 4년 동안 이민법과 기후변화, 총기규제같은 문제가 논의될 것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문제들을 공략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우리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 목표는 그가 일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또한 워싱턴 정계의 문화를 바꾸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지난 17일 오바마 재선 캠프의 총책임자였던 짐 메시나는 오바마 지지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렇게 말했다. 그는 대통령 취임식 하루 전날인 20일, 워싱턴에서 수백명의 오바마 자원봉사자가 참여할 ‘오바마 레거시 회의(Obama Legacy Conference)’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의는 2012년 대선 캠페인을 결산함과 동시에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를 지원하기 위해 구성된 ‘Organizing for Action(:행동을 위한 조직, 이하 OFA)’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OFA, 오바마 최측근들 참여

전통적으로 어떤 선거 조직이든 선거가 끝나면 이들이 밀었던 후보자가 이기든 지든 간에 바람처럼 흩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2008년에도 2012년에도 오바마와 그 참모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2008년 선거 직후에 오바마는 그의 선거 조직을 재정비해 ‘Organizing for America(미국을 위한 조직)’를 만들어 민주당 전국위원회에 소속돼 활동하게 했다. 이 조직은 오바마의 의료 개혁안을 지원하기도 했으나, 여러 논의 과정 속에서 워싱턴 내 당쟁에 휘말려 그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후 재선을 위한 선거 캠프 조직인 ‘Obama for America(미국을 위한 오바마)’로 승계됐다. (기자주 : 오바마 캠프는 2008년에는 ‘Organizing for America’, 2012년에는’Obama for America’, 2013년에는 ‘Organizing for Action’ 등 앞 글자를’OFA’로 통일시켜 활동했다.)

AP에 따르면 이번 선거가 끝난 후에도 오바마와 그 주변에서는 ‘Obama for America’의 미래를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민주당은 ‘Obama for America’가 보유한 막대한 유권자 데이터와 정교한 기술을 민주당 의원들, 특히 선거를 준비하는 예비 후보자들과 공유할 것을 주장했다. 현재 미국의 어떤 조직도 오바마의 조직만큼 데이터를 운영하고 활용하는 기술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새로 조직된 OFA은 민주당 조직과는 별개인 비영리단체로 운영된다. 오바마와 그의 참모들은 오바마의 국정운영을 측면 지원하기 위해 민주당은 물론 백악관으로부터도 분리된 전례가 없는 조직을 만든 셈이다.<MSNBC>에서는 이 새로운 단체가 성공한다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퇴임 후에 만든 ‘Clinton Global Initiative(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처럼 오바마의 퇴임 후 활동을 견인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새로운 조직에는 오바마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다. 2012년 재선선거를 이끌었던 짐 메시나가 전국대표로, 백악관 공공참여 실장이었던 존 카슨이 운영 책임자로 들어온다. 또한 ‘오바마 3인방’이라 불리는 데이비드 엑셀로드와 데이비드 플루오프(둘 다 2008년 오바마 선거캠프의 책임자로 전 백악관 선임 참모들), 그리고 로버트 깁스 전 백악관 대변인도 참여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2008년부터 오바마의 ‘핵심’인 스테파니 커터, 제니퍼 오말리 딜론, 에릭 스미스, 쥴리엔 스무트, 그리고 대통령 선거 자금의 총 책임자였던 프랭크 화이트 등도 함께 한다.

미셸 오바마, 적극적인 참여 호소

OFA은 지난 18일, 미셸 오바마가 지지자들에게 보낸 비디오 메세지를 통해 그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미셸 오바마는 “OFA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이 될지는 모두 여러분들에게 달렸습니다. 여러분의 에너지와 생각, 그리고 의견에 의해서 결정될 것입니다”라며 지지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했다.

오바마도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여러분들이 만든 발자국을 따라 OFA는 미국 정치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힘이 될 것입니다”, “이 조직은 우리가 공유하는 가치가 법으로 제정되도록 노력할 것이고, 우리 운동의 차세대 지도자들을 더욱 강하게 만들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카슨은 오바마 레거시 회의에서 “여러분들은 우리 조직이 어떤 모습이 될지를 결정하기 위해 여기 온 것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다음 단계로 진화할 수 있을까? 여러분들은 질문할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여러분을 지원할 도구가 있습니다. 행정부와 연계 돼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나가서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그것을 이끄십시요”라고 독려했다.

대선 이후에도 오바마를 중심으로 한 조직이 유지되기를 원하는 욕구는 사실 조직의 상층부에서 뿐 아니라 ‘아래에서’도 매우 강했다.

오바마 선거캠프는 ‘오바마 레거시 리포트'(Obama Legacy Report)’를 작성, 오바마 레거시 회의 직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 리포트에 따르면120만명의 오바마 지지자들을 상대로한 설문조사에서 일반 자원 봉사자의 75% 이상, 핵심 팀 멤버(Core Team Members)의 86% 이상, 그리고 이웃 팀 리더들(Neighborhood Team Leaders)의 93% 이상이 오바마 조직의 일원으로 계속 활동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응답자들은 대통령의 국정과제를 계속 지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했고, 아울러 지역 단위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다른 정치 후보자들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  CTM, NTL 등이 들어간 조직 설명도. 오바마 레거시 리포트에서는 “캠페인의 팀 구조가 ‘눈송이 모델’에 따라 조직된다”고 적고 있다. (*용어 설명: 핵심 팀 멤버, 일명 CTM은 유권자에게 전화를 걸거나 의견을 묻고, 자료를 수집하거나 투표 등록 및 디지털 관련 일을 맡는다. 이웃 팀 리더, 일명 NTL은 조직을 운영하고 조직원들을 훈련시키며 그들에게 역할을 가르치거나 분담하는 일을 한다. CTM와 NTL은 일반 자원봉사자들과는 달리 특화된 기술이나 전문지식이 있고,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남다른 이들로 리더의 역할을 맡는다.)
ⓒ 오바마 레거시 리포트 관련사진보기

비영리조직 OFA, 성격 놓고 논란 

그러나 이 새로운 조직 OFA가 501(c)(4)라는 비영리단체로 구성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도 있다. 501(c)란 미 국세청이 세금 면제 비영리 기관으로 분류한 것으로, 총 28종류(501(c)(1)~501(c)(29), 501(c)(20)은 존재하지 않음)의 비영리 조직으로 이뤄져있다.

그 중 OFA가 속한 501(c)(4)는 대개 시민단체나 기업이 사회적 복리를 위해 운영하는 단체를 그 대상으로 한다. 또 단체의 목적이 사회적 복리에 부합된다면 어떤 정치적 문제나 입법을 위한 로비 활동도 할 수 있고 무엇보다 정체를 밝히지 않은 기부금을 무제한으로 받을 수 있다.

그런 이유로 미국의 많은 로비 단체들은 실제로 501(c)(4) 단체를 많이 만들고 있고, 이 때문에 이 단체들은 ‘검은 돈’과 관련된 구설에 오르기도 한다. <프로 퍼블리카(Pro Publica)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대선에서 501(c)(4) 형태의 단체들은 슈퍼팩(SuperPAC- 정치행동위원회’로 불리는 슈퍼팩은 캠프에는 소속되지 않고 외곽에서 지지활동을 벌이는 조직으로 합법적으로 무제한 후원금 모금이 가능하다)보다 텔레비젼 광고에 더 많은 돈을 썼다는 지적도 있다.

<워싱턴 포스트>와 AP, NBC 등은 OFA 관계자의 말을 빌려 “이 조직은 기부자 명단을 밝히는 것은 물론 개인과 기업이 아닌 로비스트나 슈퍼팩으로부터 어떠한 기부도 받지 않을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21일 <마켓 플레이스>는 기업이 무제한적인 기부를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로비스트나 그들로부터의 기부도 필요 없다고 지적했다. 19일 <엘에이 타임스>는, “이 단체가 얼마나 자주 기부자 정보를 공개할지, 또한 기부금 액수도 함께 공개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OFA의 투명성에 회의를 나타냈다.

17일 <폴리티코>는 선거 자금 전문가의 말을 빌려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비영리단체가 어떻게 연방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업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을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의문을 표시했다. 전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이었던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는 “OFA가 아예 기업으로부터 어떠한 기부금도 받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 문제를 다루는 언론 대부분은 기업이 막대한 정치 기부금으로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공공연히 반대해 온 오바마 대통령이 입장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OFA 성공의 열쇠는… 

OFA 전국대표가 된 짐 메시나는 “우리가 다시 사람들이 선거 기간 내내 보여줬던 열성과 열망을 갖는다면, 그래서 이것이 우리 앞에 놓인 일에 쏟아부어질 수 있다면, 우리는 멈출 수 없을 것”이라고 지지자들을 독려했다.

그러나 2008년 선거 이후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지원하려했던 ‘Organizing for America’은 오바마의 풀뿌리 지지자들의 힘을 효과적으로 모으는 데 실패한 바 있다. 그래서 이번 OFA은 다시 지지자들을 결합하고 확대하기 위해 오바마 레거시 리포트를 공개하고, 다른 지지자들의 소견과 그들의 의견을 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새로운 단체는 이미 그 성공의 열쇠를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2012년 대선 이틀 후였던 11월 8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핵심 참모’ 데이비드 플루오프는 이런 경고를 날렸다.

“2016년을 염두에 두고 있는 민주당의 대선주자들이 오바마팀이 축적한 명단과 기술, 노하우에 발을 담그고 싶어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자산을 넘겨 받는 것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그는 이어서 이렇게 덧붙였다.

“명단이 있고 최고의 기술을 보유했다고 해서 다 되는게 아니다. 일이 그런 식으로는 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기꺼이 밖으로 나와 자신의 시간과 자원을 쓰고 재능을 기부한 것은 그들이 누군가를 믿고, 자신이 헌신하는 바를 믿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바닥에서부터 이 모든 일이 다 가능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2008년에나 지금이나 그들이 버락 오바마를 믿었기 때문이다.” 

legacy-report [ PDF fi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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